"디지털 포퓰리즘, 인터넷 시대와 함께 시작...이제 우리사회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 것 같다"


소설가 이문열씨가 최근의 촛불집회에 대해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로 위대하지만 끔찍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씨는 1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포퓰리즘’은 벌써 오래전에 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시작이 되었고 아마 첫 번째 성공사례는 효순이 미선이 사고 때 있었던 촛불집회였던 것 같다”며 “그때는 우리 사회의 하나의 변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러한 방식이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 것 같다”고 촛불집회의 위력을 평가했다.


 


이어 “‘끔찍하다’는 표현은 이러한 형태의 사회적 의사결정방식, 디지털 포퓰리즘을 방법으로 삼는 직접민주주의형, 돌출 같은 것들이 과연 온당한가, 우리의 어떤 복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1년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객관화된 입장에서 우리사회를 바라봤다”면서 “역동적이고 어떻게 보면 참 아슬아슬한 변화과정을 보면서 우리사회의 어떤 독특함, 다른 세계에서 쉽게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을 멀리 떨어져서 느꼈다”고 밝혔다.


 


 


 


 


 


 


 


 


 


 


 


<인터뷰 전문>


 


☎ 손석희 / 진행 :


 


오늘 미니인터뷰에서 만나볼 분은 소설가 이문열씨입니다. 미국에 머물다가 소설 ‘초한지’ 완간에 맞춰서 잠시 귀국을 하셨는데요. 어제 있은 완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다 라고 표현한 바도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가 담긴 말인지도 궁금하고 또한 이번에 완간된 소설 초한지에 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이것도 좀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되네요. 여보세요.


 


 


 


☎ 이문열 / 소설가 :


 


예, 예.


 


 


 


☎ 손석희 / 진행 :


 


안녕하셨습니까?


 


 


 


☎ 이문열 / 소설가 :


 


예, 안녕하셨습니까?


 


 


 


☎ 손석희 / 진행 :


 


정말 오랜만이군요.


 


 


 


☎ 이문열 / 소설가 :


 


예, 작년, 벌써 1년 반이 넘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게요. 지난 1년 넘는 그런 기간 동안이 아시는 것처럼 우리로서는 격동의 그런 시간들이었는데요. 어떤 느낌을 가지셨습니까?


 


 


 


☎ 이문열 / 소설가 :


 


지난 1년... 글쎄요. 마음먹고 이렇게 분석해본 적은 없습니다. 없는데 다만 이 아주 어떻게 보면 역동적이고 어떻게 보면 참 아슬아슬한 변화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어떤 독특함, 다른 세계 공간에서 쉽게 체험할 수 없는 것들, 이런 것들을 오히려 멀리 떨어져서 느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객관화, 거리가 만들어져서 내가 어느 입장에 속해서 볼 때와 내가 한 발 물러나서 관자로서 지켜볼 때, 즉 지켜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다른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하신 바도 있는데요.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그러니까 대상을 객관화시켜서 볼 수 있게 됐다 라는 말에 본질적인 의미는 뭘까요. 그러니까


 


 


 


☎ 이문열 / 소설가 :


 


그러니까 내가 대개 어떤 변화라든가 격동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상대방이 있는 것이죠. 대개 세계가 크게 말하자면 양분되어서 이제 서로 저걸 주고 받는 것인데, 내가 양분된 두 세계 어느 쪽에 속해버릴 때는 좀 객관화가 어렵게 되죠. 그냥 반쪽의 안목에서 보게 되는 그런 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의 객관화라는 뜻입니다. 조금 벗어나서 나는 거기에 속해있지 않다, 이런 기분을 좀 이렇게 거리 때문인지 모르지만 조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어느 한 편에 속해야 되고 한쪽의 눈으로 봐야 되는가, 이런 느낌...


 


 


 


☎ 손석희 / 진행 :


 


그렇게 해서 보신 결과 굳이 양쪽 진영으로 나눈다면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보수나 진보라는 그런 개념이 아직도 통하고 있는데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 이문열 / 소설가 :


 


글쎄, 너무 좀 막연하고 커서요. 그런데 아마 지금 전화하신 게 어제 디지털 포퓰리즘이라는 말 때문에 하신 것 같은데 사실 최근에 변화랄까 격동의 느낌에 나름대로의 요약이 그 말입니다. 사실 디지털 포퓰리즘이라는 것은 우리한테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벌써 오래전에 인터넷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시작이 되었고 아마 첫 번째 성공사례는 아마 효순이 미선이 사고사 있을 때 있었던 촛불집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때는 그것이 하나의 우리 사회의 변수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돌출한 변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면서 아, 그건 디지털 포퓰리즘이라는 방법 혹은 태도가 하나의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된 것 같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하나의 현상으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뜻이 담기신 모양이죠?


 


 


 


☎ 이문열 / 소설가 :


 


예, 예.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작동하게 될 어떤 사회적 힘의 한 그걸로...


 


 


 


☎ 손석희 / 진행 :


 


왜 이렇게 사태가 커졌다고 그러면 판단하고 계실까요?


 


 


 


☎ 이문열 / 소설가 :


 


사실은 어제도 그 질문을 받을 때 제가 대답하고 싶지 않은 껄끄러운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지금 그 일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우리가 이제 진행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예측에 근거한다고요. 이 일이 이렇게 될 것이다 라는 저거에서 우리가 보통 그 일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 예측에 이제 자신 없는 부분도 있고 또 하나는 끔찍하다 라는 말 속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사회적 의사결정방식, 디지털 포퓰리즘을 하나의 방법으로 삼는 직접민주주의형, 이것의 돌출 같은 것들에 대해서 제 자신이 아직까지 간접적인 정리는 돼 있지 않습니다. 객관적인 사실로만, 아 이거 전에 한번 우연히 있었던 사건이 아니라 이제 우리 사회에 작동하는 중요한 상수로 된 어떤 힘이다, 이걸 객관적으로 인정했다는 뜻이 되고 그 다음에 그것의 시비 문제, 옳고 그름이라든가 그것으로 나중에 변화될 사회라는 것이 과연 참 온당할 것인가, 혹은 과연 우리한테 우리의 어떤 복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선 아직 충분하게 검토라든가 어떤 그 전에 내가 또 의심하고 불안해하던 부분들도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대답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알겠습니다. 지난번에 지난번 대선과 관련해서 특히 이제 새로운 정부가 도덕성 부분에 대해서 조심조심 해서 가길 바란다 라는 말씀을 하신 바가 있는데 그 이후에 이어진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신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이문열 / 소설가 :


 


지금 오늘날 이런 대성공을 가져다 준 것은 바로 그 부분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진작부터 매우 염려스럽던 것이어서 제가 한 마디 했던 겁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알겠습니다. 초한지 완간을 아무튼 기념해서 기자간담회도 가지셨는데 초한지의 두 주인공, 유방, 항우, 서로 다른 성격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이문열 / 소설가 :


 


예, 예.


 


 


 


☎ 손석희 / 진행 :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이문열 / 소설가 :


 


글쎄요. 이제 그걸 사람들이 어떤 유형화를 시켜가지고 유방과 항우의 리더십을 유형화를 시켜서 여러 가지로 분류하고 대비하고 해설하고 한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은 사실 그들의 대비가 맞는데 그러나 이걸 쓰면서 앞에 사람들이 했던 것 중에 부당한 것, 혹은 부정확한 것, 이런 것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대충 유방이 대개 무능한 사람으로 친다든가 혹은 둔감한 사람, 특히 또 부패한 사람, 정치적 대의명분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어두운 사람 이런 걸로 해서 유방을 그렇게 하고 그 반대편에 항우를 놓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제가 이번에 글을 쓰면서 느낀 건 이 사람은 절대로 정치 감각이 둔한 사람도 아니었고 또 대의명분으로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고 오히려 더 예리하게 그걸 꿰뚫어보고 활용하는 그런 사람이었고, 또 그 능력 면에서도 그냥 그 능력의 종류가 다를 뿐이지 결코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라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아무튼 완간을 축하드리고요. 당분간은 여기서 또 계신다고 하니까 혹시 저희가 또 의견을 구할 일이 있으면 전화를 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문열 / 소설가 :


 


예, 전화 고맙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문열 / 소설가 :


 


예.


 


 


 


☎ 손석희 / 진행 :


 


소설가 이문열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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