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검증, 어렵지만 대화 통해 극복될 것"..."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검토하는 계기 되길"


이봉조 전 통일연구원장은 27일 북한의 냉각탑 폭파에 대해 “비핵화의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벤트적인 성격도 있지만 비핵화와 북미관계의 개선에 대한 희망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하는 의지가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원장은 또한 “북핵문제라는 게 제기된 지 15년이 넘었는데 지금 핵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을 통과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고 내용이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고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과 난관이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가장 중요한 단계, 신고라는 단계가 이뤄졌다하는 데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양은 37kg인 데 반해 그동안 미국에서는 30~60kg 가량으로 추정, 이에 대한 ‘검증’이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원장은 “서로 불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명쾌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우리라고 본다”면서도 “접촉과 대화를 통해서 이 차이를 메꿔 나가려고 하는 노력이 진지하게 진행이 된다면 이 문제도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태도가 적극적이다,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을 기다리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북미관계 개선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강경 대북정책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이 전 원장은 “지금 북핵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한번 대북정책을 검토해 볼 좋은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인터뷰 전문>


 


북한이 드디어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습니다. 이로써 2단계 핵신고와 불능화 과정에 이어서 3단계죠, 핵 폐기 단계로 나갈 수 있게 됐는데요. 사실은 남은 숙제가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을 연결해서 핵 프로그램 신고서 제출의 의미와 전망을 해보죠.


 


◇ 김현정 / 진행


오늘 오후에 냉각탑 폭파까지 있는데요. 콘크리트 덩어리니까 이게 이벤트 성격이 짙다, 이런 말들도 합니다만, 어떻게 의미를 해석하고 계십니까?


◆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이벤트적인 성격이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마는,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고, 동시에 북미관계의 개선에 대한 희망, 이런 것들을 국제사회에 알리려고 하는 의지가 포함돼 있는 걸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봉조


네.


 


◇ 김현정 / 진행


저는 그것도 좀 궁금하더라고요. 과거에도 보면 북한문제가 굉장히 잘 해결 되고 금방 통일이라도 될 것 같다가도, 또 금세 안 풀리기도 하고요. 나중에 돌이켜 보고 나면 그게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랬던 적이 종종 있어서요. 전문가로서 보시기에 이번에는 어느 정도나 진전이 있는, 의미 있는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 이봉조


사실은 북핵문제라는 게 제기된 지 15년이 넘습니다. 북한이 북핵시설을 다 불능화하고 또 북핵 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조치가 이러한 조치들인데, 그것이 2단계 조치입니다. 2단계 조치는 적어도 북핵문제 15년의 성과이다,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대로 난관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걸 긴 과정으로 보셔야 될 것 같고요. 이러한 핵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 그 관문을 지금 우리가 통과하고 있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고가 이뤄져야 거기에 따라서 검증이 이뤄지고 또 폐기가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 첫 단계, 신고가 이뤄졌다, 하는 것에서 의미를 둘 수 있는데.


 


또 신고 내용이 완전하지 않다, 이런 견해도 있고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우여곡절과 또 난관이 남아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가장 중요한 단계, 신고라는 단계가 이뤄졌다하는 것은 의미를 부여해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신고하면서 냉각탑까지 폭파할 정도로 상당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이 점이 상당히 긍정적인 것 같은데요. 그런데 검증이 큰 난관인 것 같습니다. 어제 신고한 플루토늄 양이 37kg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미국에서는 30~60kg 가량의 플루토늄이 있을 거다, 이렇게 추정해 왔잖아요.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2배까지 차이가 나는 건데, 상당히 의심을 가지고 꼼꼼히 검증에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 이봉조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런데 꼼꼼히 검증을 하다가 보면 북한의 군사시설이라든지 핵심 시설까지도 들어가야 할 텐데, 접근을 해야 할 텐데, 북한이 그 정도까지 허용을 할까요?


◆ 이봉조


지금 플루토늄 추출 규모라는 것은 현장에 가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현장 검증도 가능하고, 또 북한이 지난 5월 10일 날 보낸 핵 가동 일지, 핵 시설 가동 일지라는 것을 미국에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5월 10일 날 전달을 했죠. 그래서 미국이 지금 그것을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꼼꼼하게. 그리고 앞으로 검증 체제,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해서 북한과 협의가 이뤄질 것이고요.


 


◇ 김현정 / 진행


몇 명이나 들어가서 검증할 것이고, 어디까지?


◆ 이봉조


그렇습니다. 어떤 지역을 검증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앞으로 논의가 돼 나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물론 전체적으로 아직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특히 제일 중요한 것이 플루토늄 추출을 얼마나 했느냐,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 문제가 될 텐데, 어쨌든 서로 불신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우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서로 이런 접촉과 대화를 통해서 이 차이를 메꿔 나가려고 하는 노력, 이런 것들이 진지하게 진행이 된다면 이 문제도 극복 가능한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북한이 좀 이번에는 풀고자 하는 의지가?


◆ 이봉조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북한은 핵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라는 것이 북한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시급한 과제로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지금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고.


 


부시 행정부가 곧 끝나고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오게 되면 또 새로운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 기간을 북한은 기다리기가 어렵다는 그런 측면도 있어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군요. 이제 북경올림픽이 얼마 안 남았는데요. 6자회담이 순항을 하면서 북경 올림픽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도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현실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 이봉조


저는... (웃음) 그 가능성이 별로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그렇게 보시나요?


◆ 이봉조


네. 북미정상회담을 한다고 한다면 김정일 위원장이 적어도 북경올림픽에 참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인데, 김정일 위원장이 아마도 그런 대규모,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 진행


중국이 최우방인데도 안 가겠습니까?


◆ 이봉조


아니 지금 간다, 안 간다를 제가 딱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든데, 북한 측에서 반드시 고위인사가 참여할 것인가? 참여는 하는데 그가 김정일 위원장이 참여하게 될지, 아니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참여하게 될지 아니면 박의춘 외상이 참여하게 될지 이런 것들은 아마 북한이 결정해야 할 일인데, 제 생각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 진행


남북정상회담도 되지 않겠느냐, 이런 예측은 더 힘든 거네요?


◆ 이봉조


(웃음) 네. 지금 상황이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진행


남북대화가 지금 단절돼 있어서요. 북핵문제 잘 풀리고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남북 관계는 밝지가 않아요. 어떻게 보시나요?


◆ 이봉조


남북관계는 지금 현재 상황은 그렇게 남북 관계가 경색돼 있다, 아주 악화되어 있다,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일들은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민간 차원의 교류나 경협은 추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더 큰 차원에서의 경제협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데 물론 대북 지원문제도 남아 있고요. 이런 문제들을 지금 북핵문제가 진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도 다시 한 번 이런 것들을 검토해 볼 좋은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 진행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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