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 Battles–China” 展 는 7월31일 부터 8월14일 까지


[뉴스캔/이흥섭 기자]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경제는 물론 미술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젊은 문화를 대표하는 ‘소황제’ 세대 작가들이 서울에서 그룹전을 개최한다.


 



지난 10일(7월 10일) 개관한 이엠아트갤러리 서울(대표 최은주, www.emartgallery.co.kr) 은 두 번째 기획전으로 중국의 신인작가 6명이 참여하는 <Art Battles 1-China> 展을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마련한다.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들은 대부분 1980년대에 태어나 이제 막 미술계에 첫발을 디딘 신인들로서, 이엠아트갤러리가 베이징 지점에서 실시한 신인작가 공모 “Art Battle 1-China”에 참가한 200여 명 가운데 선정된 작가들이다.


 



이엠아트갤러리는 서울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공모에 참가한 작가 가운데 5명을 선정, 다음달 9일부터 20일까지 그룹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 1980년대 생 작가들은 중국 사회에서 제1세대 소황제로 불리고 있다. 급속한 경제 발전과 외래 문물의 유입 속에서 성장했지만, 부모 세대의 전통적 교육과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표류’하는 지칭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1980년대 생 작가들의 세대적 특성은 이번 전시 작품에서도 잘 드러난다. 1984년 생인 쩌우타오(Zou Tao)는 외동자녀로서 부모의 맹목적 사랑을 받고 자란 소황제들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밖으로 나왔을 때 부딪치게 되는 현실의 벽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퉁명스럽게 보이는 남자아이를 작품의 소재로 하고 있다. 모형 돼지 코를 얼굴에 쓰고 있는 고집쟁이 아이는, 커다란 나무 둥치 위에 쪼그리고 앉아 변(便)처럼 생긴 담뱃재를 털어내거나, 독버섯으로 만든 수프를 먹고 죽어 있거나, 정원에 구덩이를 파고 고양이 시체를 묻고 있다. 때로는 잔뜩 열이 오른 채 머리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작품 속에 등장한다.


 



작가는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한 자신을 사육 당하는 돼지에 비유하며, “10년 이상 잘 만든 ‘사료’를 먹으며 자라 몸은 점점 커져 가지만 머리는 그렇지 못한 듯하다. 이제 스스로 선택이라도 할라치면 주인이 다가와 옳고 그름에 대해 늘어놓고, 저항할 힘조차 없는 나는 축 늘어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길을 걸을 때면 햇빛과 소음, 주변의 시선이 나를 불편하게 하고, 그 무서운 빛과 눈빛 속에서 ‘이전 세대보다 못한 세대(一代不如一代)’라는 루신의 말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 쩌우타오 <흉터> 와 <고집쟁이 - 정원>


 



쩌우타오는 랴오닝 출신으로 중국 8대 미술대학 중 하나인 루쉰미술학원을 졸업한 후 베이징, 상하이, 독일 등지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지난 해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린 ‘근우서중국신인전’에서 모두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의 유일한 여성작가인 다이루이쉐(Dai Rui Xue)는 여성과 구름, 도시를 모티브로 신구 문화 사이에서 성장통을 앓고 있는 소황제 세대의 고민과 환상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작가는 “성장은 즐거움도 있으나 그에 따르는 의문도 있다. 어린 시절 누렸던 권리들은 성인이 되면서 오히려 나약함의 상징이 되었고, 그러한 경험들은 우리들의 젊은 초상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작품 속의 여성은 구름 아래 현실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책망을 피해 구름 위에 숨어있지만 마치 여신과 같이 매력적이다. 또한 구름 아래 도시는 어두컴컴하지만 구름 위는 밝은 빛으로 가득 차 있어, 현실에 대한 불안과 꿈에 대한 희망을 극명한 대조로서 표현하고 있다.


 


- 다이루이쉐 <베이징 자정 상공> 과 <기억의 길목>


 



1981년생인 다이루이쉐는 랴오닝에서 태어나2006년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베이징에서 꾸준히 그룹전을 개최하는 등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자오이쳰(Zhao Yi Qian)과 장준(Zhang Zhun)은 프로필 사진이나 싸이월드 셀프카메라 사진을 연상케 하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통해, ‘미(美)’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새로운 기준과 그 이면에 감춰진 진실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국의 개혁 개방의 시대에 태어나 할리우드와 한류의 대중문화에 친숙하고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에 익숙한 두 작가는, 유행에 편승하는 듯 하지만 복고적 아름다움과 개성 역시 함께 지니고 있는 여성들을 그리고 있다.


 



자오이쳰은 “자본주의의 빠른 변화 물결 속에서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패션으로 표출한다. 그러나 패션은 하나의 표준이 아니라 세대적 변화의 다른 양상이다”고 말한다. 전통적 문화와 현대의 유행은 그의 작품 속에서 대립이 아닌 융합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장준은 “셀프카메라라는 자기 표현방식은 자칫 경박해 보일 수 있지만,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하나의 시대적 아이콘으로 결코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 <셀프카메라> 시리즈는 이처럼 부모 세대의 주류 문화에 역행하는 젊은 세대의 개성과 낙관성, 그리고 활력을 나타낸다.


 



자오이쳰은 1982년 랴오닝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한 후 베이징과 독일 등지에서 활발한 전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1984년생인 장준은 베이징 청년정치학원을 나와 베이징에서 다양한 전시에 참가하다 올해 쑹좡에 입주했다.


 



리궈(Li Guo)와 리야저우(Li Ya Zhou)는 중국 젊은이들의 고독과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


리궈는 방향성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강아지나 곰, 당나귀 같은 동물인형에 대입했다. <마임> 시리즈에 나오는 동물들은 관객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관객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며, <우리의 선택>과<갑작스런 일>에 나오는 동물 가족 인형들은 화산 폭발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당황하거나 지친 모습이다.


 


- 자오이쳰 ‘Girl With A Bear’


 


그는 “인형은 생명이 없지만 사람들은 인형에게 마음을 기대곤 한다. 그래서 우울과 고독, 공포, 무감각 등을 그들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다. 마임, 즉 무언극을 하고 있는 인형들은 인간성을 상실한 채 무기력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 대한 자조인 것이다.


 



리야저우의 작품에는 해질녘의 삭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어딘가에 불시착한 정체 모를 남성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이 남성을 희망 혹은 구세주로 지칭한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희망을 안은 한 방울의 빗물이 구름을 뚫고 내려오지만, 수다떨기에 바쁜 사람들은 미처 그를 발견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는 웅장한 서부의 구름과 황금색으로 물든 노을을 보았다. 비로소 세계와 조화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아직은 희망적이라 믿고 싶은 작가의 바람이 들어있다.


 


- 리궈 ‘우리의 선택’ (좌) 리야저우 ‘On The Way 2’ (우)


 



1984년 쓰촨에서 태어난 리궈는 청두미술학원 졸업 후 상하이에서 전시회와 경매 등에 참가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고, 1978년 생인 리야저우는 시안에서 태어나 시안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현재 베이징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엠아트갤러리 최은주 대표는 “이번 전시는 이엠아트갤러리가 신인작가 발굴을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서울에서 전시할 작가들은 변해가는 중국 사회의 역사적 산물인 동시에, 중국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역들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그들이 이번 전시를 거쳐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이엠아트갤러리 서울 ☏ 02)514-6987~8.


 


뉴스캔/ 최윤석 기자 franc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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