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위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국가의 위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새로운 정치세력은 의(義)를 실천하는 행동세력이 되어야
기존의 정치패러다임과 무엇이 다른지 분명한 대안이 필요

신당창당을 놓고 항간의 소문은 말만 무성하고 기존의 정치와 무엇이 다른지 국민들이 전혀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없는 정치놀음이 계속 되어지는 느낌이다.

기존 정당과의 정치 패러다임(paradigm)의 차이를 주장하면서 지방분권형 권력구조를 모토로 세(勢)를 모으고 있는 소위 ‘중부권신당’도 국민들에게 알기 쉬운 방법으로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질 못하다.

뚜렷한 정치적 패러다임의 차별성을 기반으로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초기의 창당정신이 지금 어떻게 구체적으로 정치현실의 장(場)에서 각인되고 있는 것인가?

시중의 보도들 접하는 필자의 마음은 지역주의에 기댄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병폐를 극복하려는 분권형 정당의 추구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전국정당화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한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국민들에게 믿을 만한 이론적 대안(代案)을 제시하고 실천적 강령을 양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홀로서기’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지형을 결정하는 지금의 정치 판에서 기존의 정치세력과는 독립적으로 새로운 이론과 강령으로 거듭 태어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국가가 위기에 처해있을 시(時)에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기존의 정치판과 결별하는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지침이 없는 관념적인 공략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소지역주의 및 이념적 편향성에 기댄 현실을 인정하고 경상도가 기반이면서 우(右)측의 논리를 수용하고 있는 한나라당, 그리고 과거 호남과 진보세력이 기반이었던 열린우리당, 그리고 다시 호남의 정서를 등에 업고 재기를 노리는 민주당, 진보적 이념성으로 극좌의 지형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을 예로 들면서 충청도를 주요 지역기반으로 하는 정당임을 인정하고 이념적으로는 실용주의에 기반한 분권형 정당제를 표방하는 것이 더 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을까?

물론 분권형 정당제가 지향하는 한국정치의 이해득실(利害得失)을 분석한 장단점에 대한 논의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로 여기에 새로운 정치세력을 일구려는 세력들이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할 고민이 여지없이 녹아 있는 것이다.

우리 누구나 건전한 국가의 발전을 지역패권주의가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이고 분권형 정당이 정당의 작동원리 및 운영방식으로 이해되기는 쉬워도 창당의 명분(名分)으로 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는 집단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피가 끓는 애국심(愛國心)의 발로가 되어야 할 것이고, 정당을 꾸리고 운영하는 방법이나 참여범위는 차 순위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 가칭 ‘중부권신당’이 추구하는 정치문화의 핵심이 지역패권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기존의 정치권과 차별화를 지향하는 ‘홀로서기’는 창당의 정신을 이해하는 범 세력의 대동단결을 해치는 자기사람만 포용하는 ‘사람 가리기’의 논법으로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고향이 충청도 이어서 신당의 추진을 아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추구하는 창당이념과 당의 진로에 대한 추진세력들의 노력과 모험심을 매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일단은 나라가 이처럼 외우내환(內憂外患)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지 않는 정당추진세력을 보고서 애국심의 방향과 깊이를 증명해 보이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싶다.

당장 북핵으로 나라의 안보가 위태롭고 민생경제의 핍폐화로 서민들의 민생고는 하늘을 찌르는데 새로운 정치세력은 무엇을 수용하고 무엇을 비판 할 것인지 큰 줄기라도 설득력 게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패러다임의 병세를 진단하고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용기 백배하여 부당한 권력의 정치놀음을 과감히 비판하고 이에 걸 맞는 단호한 행동을 보임으로써 의(義)로서 나간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평범한 국민들이 보기엔, 당을 한다고 다니는 세력들은 밥그릇이나 챙기고 정치적 이득을 먼저 앞세우는 논공행상(論功行賞)식의 정치놀음에 젖어서 이 나라가 왜 잘못 가고 있고 어떻게 치유하고 해동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애국의지는 찾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만이 지역패권주의의 오명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정당을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발판으로 거듭나게 할 쓸모 있는 인재들이 모이고 그 바탕 위에서 바른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진정한 지지를 모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리 시간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과감히 정치의 구습을 벗어 던지고 의(義)로운 정치세력을 규합 할 수 있는 정정당당한 역사의식을 갖춘 실용주의 정당으로 거듭나는 첫 번 째 덕목인 애국의지를 단호하게 실천하는 정당인들이 모여드는 정치집단이 되길 바랄 뿐이다.

이젠 국민들은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 정책이 그 정책’이라는 식상한 정치감정을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애국심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입지와 영달보다는 진실로 나라의 위기를 걱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2005-10-11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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