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영혼들이 가야 할 곳

젊은 영혼들이 가야 할 곳
사람의 마음, 나라의 마음
세상사와 무관하게 자연은 지고피고

목요일은 대학의 강단에서 젊은 영혼들과 대화를 나눈다. 캠퍼스에 어름 드리 하나 둘 나뭇잎을 거의 다 떨구고 있는 나뭇가지들을 보니 내가 너무 바쁘게 살고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대학에서 학문에 정진(正進)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정지(正知), 정판(正判), 정행(正行)을 위한 자기수련의 한 방법이고, 사회구성체원들과의 원활한 공동체의식도 함양할 수 있는 더불어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르게 알고,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행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기에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에 이렇게도 경험과 연구를 통한 많은 지혜를 갈구하는 업적들이 나왔고, 지금도 객관적인 잣대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최고의 학문의 전당인 대학을 위주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권을 벗어나 일 단 대학의 캠퍼스에 다리를 들여 놓는 순간 순수한 사람의 영혼을 느끼게 된다. 구국의 현장에서 느끼는 나라의 마음에서 순수한 사람의 마음으로 전환되는 캠퍼스 내로의 진입은 그래서 마음을 가볍게 하고 유쾌하게 한다.

결국은 ‘사람의 마음’과 ‘나라의 마음’이 같을 것인데 장소에 따라서 이리도 다르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게 보면 사람의 마음은 자기 자신의 영역에 사고의 틀을 가두고 자연과 가까이 하려는 단순한 삶의 노래일 것이고, 나라의 마음은 자신의 시각을 사회공동체의 문제에 맞추고 이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행동에서 생기는 것이다.

요즈음 아무리 둘러보아도 나라의 안위(安危)가 조금이 아니라 많이 걱정되는 비상시국 이다.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는 사람의 마음보다는 나라의 마음을 키우고 확대하여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바로 잡고 가꾸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요즈음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나라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오늘처럼 대학의 강단에서 ‘사람의 마음’을 느끼는 짧은 시간이 금은보화(金銀寶貨)보다 더 귀해 보이기도 한다.

우리 모두 눈을 크게 뜨고 한반도 주변의 정세와 현 정권의 좌편향적인 노선과 어우러져 꼬이고 있는 북한의 핵(核) 놀음을 냉철한 이성으로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국민의 건전한 여론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05-11-10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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