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이하여 아파트 앞마당에 장이 서는 풍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추석냄새를 많이도 안겨주는 가을 날 이다.



가을이 줄 수 있는 곡식과 과일의 풍성함을 마지막 안간힘으로 더 영글게 하는 밝은 태양의 힘씀이 저 공허한 창공으로부터 강하게 다가온다.



특별한 생각보다는 마음이 가는 곳으로 발 길을 가 보았다.



수 년전 대한민국의 정치정화를 슬로건으로 걸고 아직은 순순한 열정이 앞섰던 그 시절, 새 벽마다 필자를 소개하는 명함을 수 백장씩 들고 새벽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다녔던 그 산 길을 홀로 가 보았다.



어제 미국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존 멕케인 후보가 와싱턴은 국가보다는 개인을 위해서 정치하는 장소라서 이를 바꾸어야 하는 열정으로 그 자리에 왔다는 외침으로 다시 칠순의 나이에 미국의 대통령후보가 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옳은 소리라는 메아리가 다시 환생하는 소리로 일산의 후미에 자리 잡은  황룡산의 산허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서울의 정치도 미국의 소리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렇게 옳은 소리를 하면서 개인의 생활을 희생해 온 선각자들에게 이러한 와싱턴의 참소리가 서울의 소리로 당연함으로 자리매김하는 세태를 온 몸으로 저항하다 이름만 남기고 산화한 흔적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2008년도의 우주의 가을은 영글어가지만 대한민국의 국민이 체감하는 민주주의는 많이 후퇴하고 있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정치학자로서 평가를 해 보아도 화려한 겉의 모습과는 달리 절차적인 민주주의 훼손이 상식이 부족하고 사욕만 앞세우는 잘못된 무리들에 의해서 많이 목격되고 있는 시점이다.



아직은 열매 만 따 먹으려는 성숙하지 못한 무리들이 자신들의 기득권만 지키려는 잘못된 민주주의를 자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을 탓하기 전에 우리자신들의 모습을 먼저 돌아보아야 하지만, 지금 2008년도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원칙과 방향감을 상실하고 잘못된 구조를 타파하지 못한 채 땜 방 식 민주주의의 결핍을 스스로 양산하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모든 것을 버리는 각오로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 잘 된 것은 잘된 것이란 일편단심(一片丹心) 호랑이의 외침에 전국의 방방곡곡에 메아리쳐야 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로 노력하고 평가받을 만큼 평가를 받아서 그렇게 노력한 자질이 있는 인사들이 천거되어 이에 합당한 자리에 가서 사심을 버리고 대통령을 위해서 분골쇄신(粉骨碎身)해도, 분단구조의 대한민국의 좌표를 제대로 세울 수 있을까 하는 이 시점에 오히려 제대로 된 보은인사도 아닌 함량미달의 인사만 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국민들이 대한민국 정치의 희망을 찾을 것이란 기대를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아직도 대통령의 측근임을, 실세임을 이유로 정당한 인사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정권의 미래는 어떤 것인지 국민들에게 스스로 자문해야 할 것이다.



보수정권의 철학과 성향에 맞는 실력 있고 자질이 있는 인사들을 등용하는 절차민주주의를 해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중대한 훼손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국정파탄세력으로 전락한 야당의 비판이 힘을 잃은 지도 오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집권당은 더 겸허한 자세로 제대로 된 사람관리를 시발점으로 국민으로부터의 힘이 모아지는 정치를 해야 맞는 것이다.



대통령주위에 사람들은 많지만 직언(直言)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족해보이니 대통령의 말 한마디, 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국민들 앞에서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제대로 걸러진 양심과 민심(民心)의 소리를 천심(天心)으로 듣고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 야 할 것이다.



부정부패(不正腐敗)와 사욕(私慾)이 앞서는 민주주의 절차의 심각한 훼손이 치유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무리 큰 소리로 국민의 정치를 외치고 백성이 주인이라는 정치를 외쳐도 항상 그 자리에서 모순과 갈등의 늪을 치유하지 못하는 악순환의 시간대만 형성할 것이다.



지금보다는 더 정열이 많았고 더 순수했던 필자의 조그만 애국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지난 수년 전 황룡산에서의 정치행위들이 오늘처럼 이렇게 허무한 마음으로 느낀 적도 없을 것이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필자는 ‘국회의원 3선 금지’만이 대한민국의 부패한 정치구조를 고치는 유일한 처방책이란 주장을 공약으로 일산벌에서 피를 토하는 연설로 총선을 치뤘지만 부패와 위선의 기득권 구도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지는 공허한 메아리만 양산했던 것이다.



국내외에서 집필활동으로 그리고 제도권으로 들어가 최전선에서개인의 생활을 다 희생하면서 그렇게도 외치고 바라던 정권교체를 위한 지난 수년간의 활동을 뒤돌아보니 지금 이명박 정권의 책무가 더욱 크게 다가오지만 어떻게 이 신성한 역사적 과제를 견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커다란 중압감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지금 대통령 주변에서 국정을 입안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더 잘 보좌하여 이 난국을 타개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냉혹한 평가는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많이 미약하다.



그래서 이렇게 한민족의 역사가 수 처년 전개되는 과정에서 옳은 말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하면서 몸소 나라에 모든 것을 버린 사람들이 얼마나 한이 맺힌 ‘속앓이’를 하고 산화(散花)해 갔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간대를 제공하는 곡식이 과일이 영글어가는 가을인 것이다.



필자가 이러한 글을 쓰는 이유는 필자의 이력을 자랑하거나 필자를 알아달라는 하소연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한반도 주변이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시점에 많은 국내외의 도전으로 통합과 미래를 위한 정치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그려야하는 국내정치가 모순과 갈등의 구조, 그리고 부패구조에서 허덕이면서 새로운 통합과 성장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마음을 이 나라와 민족을 걱정하는 선각자들과 그리고 가까운 동지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인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처방전을 마련해야 할지 원점에서부터 다 같이 한 번 고민을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가을의 냄새를 풍기는 영글어가는 가을의 섭리처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성큼 성큼 영글어갔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2008.9.6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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