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충성경쟁의 부작용도 알아야

지나친 충성경쟁의 부작용도 알아야
잠시 위임 받은 공공의 권한을 소지품으로 여기나?
정부 내 두 홍보책임자의 도를 넘는 충성경쟁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의 권력자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은 오히려 자신들이 받드는 권력자를 국민들로부터 더 격리시키는 저급 스런 홍보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국민들은 구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21세기의 새로운 역사의식을 부르짖던 조 수석이 ‘홍보기준’이라는 공직자의 언론대응자세 문건에서 “과거 말 듣지 않으면 두들겨 팼던 독재시대와 달리 민주사회의 정부에서 정한 홍보기준을 정무직 공무원이 따르지 않으면 그만두고 나가면 된다”는 기가 차는 발언을 했다고 한 언론이 전하고 있다.

홍보수석이 국내의 특정 언론과 인터뷰하거나 기고한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잇달아 경위조사를 벌여왔고 특정 학술행사에 대한 외교부의 관례적인 지원활동을 감사지시로 대응 했다 하니, 한 특정 정권이 영원하다는 생각으로 국정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나 보다.

또 국정홍보처장이란 사람은 국가예산 6천만원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옹호하는 책을 출간하고 특정분량을 국비로 사서 특정 유관기관에 이 책을 배분 했다 하니 마치 이조전제왕권시절의 왕(王)을 찬양하는 대목이 연상이 된다.

한 법률인의 지적대로 “개인 명의로 예산을 쓴 것이기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국고손실죄’에 해당한다”고 하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이 있기까지 철저한 추궁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제 산정상에 올라서 하산 점을 향해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유한한 권력을 갖고 있는 현 정권의 홍보책임자들 중 한 사람은 국민의 세금으로 거둬들인 나라의 예산을 개인명의로 권력자의 위상을 높이는데 쓰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특정언론사를 상대로 지나친 적개심을 보이고 있는 것에 오히려 국민들이 더 현 정권의 수준을 낮게 보는 부작용이 부메랑이 되어서 청와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조수석의 말대로 21세기의 신(新)사고를 하는 권력층의 실세를 자처한다면, 주어진 권력을 이용하여 비교적 많은 국민들이 보수적인 관점에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특정언론에 대한 유치한 수준의 견제를 하루빨리 버려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겉으로 반응 않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러한 처신들에 대한 평가가 무엇인지 새겨듣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행하는 객관적인 정부정책에 대한 홍보를 목적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은 예산을 이용하여 개인명의로 제3자에 원고청탁을 통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발간.판매하고 있는 현(現) 국정홍보처장의 발상은 아직도 현 정권이 일반국민들의 판단력과 사고수준을 너무나 우습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하산(下山)할 시점을 생각해서라도 이러한 잘못된 관행과 태도는 하루빨리 일소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소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05-11-11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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