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의 다양한 담론을 수용해야

지식인들의 다양한 담론을 수용해야
언론과 지식인의 비판의 자유를 불편하게 생각해선 안되
권력의 독선(獨善)은 민주주의의 가장 큰 공적

현(現) 정권이 비판적 학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조치들이 잇따라 행해진 것이 밝혀짐에 따라서 민주사회에서의 건전한 언론에 대한 현 정부의 인식이 상식 이하임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몇 가지의 사례를 보더라도 21세기의 지구촌 시대에 선진국을 넘보는 민주국가의 권력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대학의 교수들이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서 제외되고, 국책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자리보존에 대한 위협을 받았다고 하니 한국의 건전언론들이 정신을 차리고 이러한 비(非)민주적인 행태에 대한 심층 보도기사를 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인사상의 불이익과 관련 정부관료의 질책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의 지성들은 정부의 보이지 않는 견제행위에 많은 부담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 가지의 대표적인 사례가 조세연구원의 노영훈 연구위원 경우이다.

한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노 연구위원은 지난 1월 중순 ‘3개월 직위해제와 1년간 대외활동 금지 조치’를 당하자 주된 이유가 국책연구소 박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이 공청회등에서 8.31 부동산대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공론이다.

주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언론사의 기자.논설위원에서부터 특정언론에 기고나 인터뷰를 하는 외부 전문가들로까지 공격의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국가에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건전한 언론의 역할이 부재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구시대의 독재권력에서나 볼 수 있는 사회의 악(惡)인 만큼 앞으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대대적인 감시와 비판기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자신들의 정책이나 국정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독점하려고 하는지 짐작은 가지만, 민간연구소의 연구위원들과 대학의 교수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발언수위를 낮 추는 움직임은 한 야당의 비유대로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방연구원의 김태우 박사나, 통일연구원의 홍관희 박사, 전경련의 김석중 상무 등은 필자도 평소에 대화를 해온 지인들로서 항상 나라걱정하는 그들의 애국충정을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역사를 두려워하는 권력은 다소 그 권력을 비판하는 지식인들이 불편하고 까탈스러워도 그 들의 견해를 수용하고 권력의 지지층과는 다른 또 다른 한 편의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작업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06.2.13 박태우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국제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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