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적 정치공방이 헌재 귄위와 신뢰 훼손 초래

【뉴스캔】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종합부동산세 위헌 소송과 관련, 헌재측과 접촉했다는 발언에 대해 민주당등 야당이 ´재판 영향력행사 시도´라도 비난하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국회 상임위 차원이 진상조사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한마디로 코메디도 이런 저질 코메디가 없다.


 


또 이는 정치권이 정략에 눈이 뒤집혀 국가 헌법수호의 최고 기관인 헌법재판소를 유린하고 훼손하는 행위다.


 


현재 알려진 정황으로는 기획재정부 윤영선 세제실장 등 실무자들이 지난달 23일 헌재의 헌법연구관을 면담하고, 종부세 관련 의견서 제출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결과를 강만수 장관에게 보고한 것이다.


 


문제는 강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종부세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판결 전망과 관련, "헌재와 접촉했지만 확실히 전망할 수는 없다"며 "세대별 합산은 위헌(헌법 불합치)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강 장관은 질의가 계속되자 "세제실장고 담당 국장이 주심재판관을 만났고 일부 위헌 결정이 날 것 같다는 보고를 받기도 했다"고 말해 파문을 자초했다.


 


즉 강 장관이 정확한 절차와 상황에 대한 설명없이 마치 헌재 재판부와 만나 의견을 나눈 것처럼 인식되도록 실언을 한 것이 잘못이다.


 


헌법연구관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의 명을 받아 사건의 심리 및 심판에 관한 조사.연구에 종사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물론 실무를 맡아 처리하는 만큼 재판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재판부가 지금까지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에 의해 판결이 좌지우지 되었던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특히 헌법연구관에 의해 판결이 상식을 뒤집은 적이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의 헌법을 제정하는 의원들이 대한민국 최고 기구인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정부의 압력에 의해 바뀌거나 결정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여야, 특히 야당은 강만수 장관 사퇴 공세의 일환으로 제기하고 여기에 일부 언론이 앞뒤 생각없이 대서특필해서 마치 헌재가 정부의 꼭두각시가 되어 판결을 뒤바꾼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 정치적인 이득을 본 것처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야당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자산을 하나 더 잃어버린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사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비교적 국민의 상식과 조응하는 판결을 통해 몇 안되는, 아니 하나밖에 남지 않는 ´국가 최고 헌법기구´로서 권위와 신뢰를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 야당의 정치공세, 여당의 무능력한 처신으로 헌재 역시 믿을 수 없는 ´꼭두각시 기구´로 전락시켜 버렸다.



국회의원이 법을 제.개정하거나 국정질의를 할때 보좌관과 소속당의 전문위원, 국회의 입법조사관과 전문위원으로부터 자문과 협조를 받아 처리하고 그렇게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처리된다.


 


일반 재판 역시 법원에는 재판관, 합의재판부의 최종 판결을 돕는 다양한 조사관과 보좌역들이 있다.


공정한 판결을 위해 법으로 인정된 공식적인 보좌역으로부터 협조를 받아 최종 판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종 판결은 담당 재판관이 결정하는 것이며 특히 헌재는 한 두명의 재판관이 아니라 9명이 전원 합의가 안될 경우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또 그 판결은 재판관별로 그 내용이 일일이 다 공개되어 그 진위와 논의과정을 알 수 있다.


 


헌법재판관은 정치인들처럼 기동성(?) 있게 시류에 영합하지는 못하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법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사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책무를 다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정부기구가 극히 드문 가운데서도 헌재에 대한 높은 신뢰 점수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강 장관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고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이 합심해서 국민들로 하여금 헌재의 권위와 신뢰를 의심할 수 있도록 엄청난 ´비리와 음모´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덧붙여서 이번 질의와 추궁과정에서 보인 국회의원의 자질도 한심할 따름이다. 헌재의 기능과 역할을 모르지 않을 만한 의원이 원숭이가 바나나 한 덩어리 잡고서 가슴을 치고 팔짝팔짝 날뛰는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꼴은 차마 눈뜨고 못 볼이다.  지금 국회는 원숭이 한 마리가 설치니 정글에 있는 원숭이떼가 미쳐 날뛰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간이 지나 지치면 또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바나나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바나나 나무 주변을 서성거릴 것이 뻔하지만...



뉴스캔 장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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