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우 포도에셋 강남지점 개인재무상담사

【뉴스캔/행복나래】169만원과 237만원

이 두 개의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각각 전국/도시 평균소득? 아니면 학력에 따른 첫 급여 차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169만원은 매년 물가가 3%씩 오른다고 했을 때 35년 후 현재화폐가치 60만원에 해당하며, 237만원은 물가가 4%씩 오른다고 했을 때 35년 후 현재 화폐가치 6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즉, 이처럼 작은 1%의 차이가 35년이 누적되면, 매월 생활비를 무려 60만원씩도 넘게 더 준비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이것은 뒤에 나올 내용과 연관 짓기 위해서 60만원이라는 단순한 숫자를 논한 것이지, 일반적인 2인 가족 기초생활비 150만원을 가정한다면 이 숫자는 422만원과 592만원으로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수치는 바로 여러분이 지금 쓰고 있는 한달 생활비 월 150만원을, 이도 빠지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기력도 쇠해질 35년 후 시점으로 환산한 금액이며, 물가 상승 1%의 차이는 결국 월 생활비 약 170만원 추가를 요구하게 되어 만약 은퇴 후 생활을 20년만 한다고 해도 4억원에 가까운 돈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단순계산 170만 x 20년 x 12개월)

그렇다면 과연 필자가 가뜩이나 지면도 아까운데 이러한 어줍잖은 숫자놀음을 한 이유는 뭘까? 바로 국민연금의 ‘수익성’을 얘기하고 싶어서다.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바로 ‘개인연금이 더 낫다’는 말이다. 즉, 그러니 많은 이들이 ‘내 돈 내놔라.’ ‘내가 굴리는 게 더 수익률이 좋거든?’ 불만투성이다.

맞다. 동감한다. 당연히 혼자 굴리는 것이 더 이득이라면 국민연금은 ‘착취괴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언컨대 당신이 초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을 능가할 수 있는 투자처를 갖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간단히 숫자놀이를 해보자. 200만원 버는 30세 ‘개인 사업자’ 김씨는 매달 약 18만원을 국민연금으로 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30년을 내면 김씨는 소득상승이 더 이상 없다는 가정하에 65세부터 현재가치로 약 60만원의 국민연금을 평생 받게 된다.

그럼 물가상승률을 3%로 보면 지금의 60만원은 김씨가 65세 되는 시점에서는 169만원이 되며, 이는 시중에 나와 있는 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종신까지 받는 연금 설계 시 연금 수령 직전 잔고에 쌓여 있어야 하는 돈은 약 4억원이다. (은퇴 후 수익률 5% 가정)

즉, 정리하면 국민연금 불입액 18만원을 30년간 저축한 후 5년간 거치했을 때 4억원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이 금액을 시중에 나와 있는 금융상품에 대입해 보면 매월 18만원으로는 약 10% 정도의 수익을 35년간 꾸준히 올려야 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투자실패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 없이 35년 간 확정 10% 수익의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참고로 현재 코스피 지수 1,600 기준으로 보면 매년 10% 상승 시 35년 후 코스피는 45,000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물가상승률을 3%로 잡았기 때문이고 4%로 잡으면 이야기는 확 틀려진다. 현재 60만원이 4%로 35년 간 상승하면 237만원이 되며 위와 같은 논리로 보면 역시 시중 금융상품을 이용할 경우 연금수령 직전 이 상품 안에는 6억 5천여 만원이 들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방식으로 시중 금융상품의 구조로 역산해 보면(즉, 수수료 등 모두 공제 후) 약 12%의 수익률이 역시 35년 간 꾸준히 발생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국민연금은 수령 전 까지는 소득상승률에 비례하고 수령 후부터는 물가 상승률에 비례하나 여기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단순히 ‘국민연금은 물가상승 가치를 그대로 보존한다.’는 개념으로 본다. 참고로 소득상승률이 물가상승률 보다는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례는 월 소득의 9%를 모두 지불해야 하는 ‘사업소득자’의 예였다. 즉, 국민연금의 절반을 회사가 내주는 ‘근로소득자(일반 직장인)’의 경우는 결국 위의 사례를 똑같이 적용하면 결국 매년 13%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여기서 분명한 논쟁은 있을 수 있다. 급여가 높은 사람은 아무래도 수익비가 낮기 때문에 금융상품으로 대체할 경우 요구 수익률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결국 향후 평균수명이 늘어갈 것은 뻔한 이치이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종신연금 책정 시 적용하는 ‘경험생명표’ 역시 바뀔 것이므로 결국 금융상품이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고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은 진리에는 변함이 없다.

참고로 가장 일반적이라고 보는 장기 투자 수익률 8%를 적용하면 같은 수준의 은퇴자산 형성을 위해 개인이 따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얼마나 될까? 역시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물가상승률을 3%로 가정하면 월 25만원 이상은 매월 투자형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하며, 물가상승률을 4%로 가정하면 월 40만원 이상을 매월 납입해야 한다. 즉, 근로자의 경우 9만원만 국민연금에 내면 될 것을 투자상품에 가입하면 최소 25만원 혹은 4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밝히지만 이 수치는 재무계산기를 두드려서 나온 이론적인 수치가 아니라 시중에 나와 있는 금융상품을 예로 든 것이다. 즉, 금융기관이 가져가는 수수료까지 고려한 현실적인, 즉, 여러분 통장에 입금될 금액을 말하는 것이다.

그럼 금융 쪽으로 굴리면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됐고, 부동산으로 굴리면 어떨까? 하지만 향후 부동산 테마별 전망을 떠나서 아쉽게도 월 몇 만원 혹은 국민연금 최대 불입액인 32 만원 남짓 수준으로는 그 흔한 레버리지 효과조차도 일으키기 힘들다. 즉, 결국 국민연금에 불입되는 금액 수준으로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가져가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아무튼 그럼 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간에 차이가 왜 이렇게 많이 나는가? 단순히 국가와 기업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즉, 애초부터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은 설립취지부터가 다르다. 국가는 세금을 거둬서라도 노인복지 등 사회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기업은 남는 장사부터 해야 한다.따라서 국민연금은 일정 수준의 소득대체율 보존을 위해 이를 역산(逆算)해서 지급해야 하지만, 금융기관은 수수료 공제하고 난 수익을 돌려 줄 뿐이다.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최성우 포도에셋 재무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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