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사회의 목탁이요 거울인 시절이 있었다. 기자 역시 무관의 제왕인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언론과 기자들이 대다수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그런 ´좋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그 시절 기자들은 술을 먹어도 할말이 있었고,경찰서 형사과장 방을 발로차고 들어가도 할말이 있었다. 그건 바로 기자는 반독재 민주화의 첨병이란 생각에서였다.

실제로 그 당시 기자는 대단했다. 반독재 민주화라는 시대적 사명을 앞세우고 나가면 무서울 것도 그다지 두려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곡필을 선택하는 언론인들은 적지 않았다. 설사 곡필을 선택하지 않았어도 기회의 땅을 넘나드는 뛰어난 생존의 기술을 가진 기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제 기자생활 20여 년.이제 기자는 더이상 사회의 거울도 목탁도 아니다. 그저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봉급쟁이라는 자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

과연 기자정신이란 무엇일까? 과거엔 옳고 바른 길로 가는 그리고 불의에 맞서는 펜을 든 투사의 모습이었다. 

지금은 결코 아니다. 싸울 대상도 달라지고 뚜렷한 명분도 없다. 다만 언론사의 이해의 기반위에서 움직이는 생활인은 아닐까 생각하면 착잡하기만 하다.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할 근거도 많이 사라졌다. 가치의 다원성이 더욱 중요한 디지털시대이기 때문이다.

사회감시의 기능은 이제 신문이나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이다. 인터넷에 감시와 비판의 주도권을 빼앗긴 신문과 방송은 아직도  여전히 주류 미디어로서의 권력을 가진 것으로 착각을 한다. 뒤로는 비도적적인 행동을 하면서 겉으로는 사회정의를 외쳐댄다.
 
지금은 인터넷의 누리꾼들이 그런 허위성을 너무나 잘안다. 주류 미디어가 아이큐 100 이라면 네티즌들은 이미 200을 넘는다.
 
그런데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신문과 방송은 과연  어떤 사회적 존재가치를 갖는 것일까. 비자금 사건, 도·감청 등 참 세상이 요지경이다. 그래도 할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아직도 과거의 향수에 젖어 있는 언론들. 인터넷에 뒤통수를 얻어맞고서야 인터넷이 무서운 적인 줄을 알아차린 무딘 신문과 방송들은 저기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디지털 패러다임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눈앞에 닥쳐야 위기임을 아는 바보들이 따로 없다.

언론들이여! 차라리 전두환 시대로 가는 타임머신을 타라!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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