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 "담당 통장과 죽 끓여 준 이웃주민 병원에 데려 갔어야지요?"

▲ 철산4동 주민센터가 직무태만으로 독거노인을 방치해 죽음으로 이끌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이정민
광명시 철산4동 주민센터가 방심으로 독거노인을 죽음으로 이르게 만든 것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는 꼴불견을 보였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자신도 환자라고 큰 소리를 치며 항의를 했다. 동장은 주민이면서 왜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았느냐는 말까지 서슴없이 뱉어냈다.

이것이 광명시 사회복지의 현실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사회복지사는 복지사도우미가 다녀왔기 때문에, 동장은 자신이 사회복지사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놓고 서로 떠넘기는 꼬라지다.

동장의 발언은 철산4동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못 할 말을 뱉었다. 죽을 끓여서 먹여주던 사람이 병원에 데리고 갔으면 됐다는 말에 이어 취재를 가서 당신은 왜 신고를 안했느냐는 말까지 앞뒤 가리지 않고 말을 한 것.

사회복지사는 "복지사도우미가 가서 보신탕을 떠 넣어 주고 20번을 주물러 드리고 왔다"며 "통장이 직접 딸이 있는 의왕시까지 찾아갔는데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방법을 취한것이 문자를 남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뭘 잘못했느냐고 기자를 몰아 세웠다.

이같은 동장과 직원 및 사회복지사의 막돼먹은 태도에 문제를 하나하나 제기한다. 특히 이들은 신고가 있던 12일 회식을 했다고 말했다.

12일 1차 신고를 받은 복지사도우미가 독거노인을 찾아 상태를 파악했다. 후속조치를 취한것이 보신탕을 갖다주고 플라스틱 용기에 든 밥을 놓고 왔다. 이것이 이들이 취한 최상의 후속조치인 것이다.

여기서 드러난 문제는 사회복지사의 다음 후속조치다. 복지사도우미가 다녀왔다고 해도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직접 방문해 다시 확인을 해야 한다. 복지사도우미는 도우미에 불과할 뿐이다. 업무상 보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시청에서 일하는 공익근무요원이 잘못했다면 결재를 해 준 책임자가 문책을 받는다. 같은 논리에 해당한다.

사회복지사의 두번째 문제는 자신이 아프다는 이유로 독거노인을 신경쓰지 않은 것이다. 13일과 14일 주민센터 관계자 한 명이라도 다시 방문했다면 죽음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이틀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자가 찾아갔을때 착한 일을 했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이어 던진 말이 "죽지 않았으면 됐지 않느냐"다. 이 직원의 말대로 14일 당시에는 살아 있었지만 16일 독거노인은 싸늘한 몸으로 발견됐다.

이들은 행정상 얼마나 큰 과오를 범하는 말을 해 놓고 책임이 없다고 뒤로 빠지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세번째는 동장과 주민센터 직원들의 태도다. 이들은 복지사도우미로부터 보고를 받아 독거노인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자신들은 정식직원이 아닌 복지사도우미의 말만 듣고 현장 검증을 하지 않았다. 직무태만이다.

네번째는 일반인들이 신고를 했을때 관계기관들의 대응이다. 12일 이웃주민은 119에 신고를 했지만 전화를 건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에 통장에게 알렸다. 일반인이 죽을 것 같다고 전화했는데 병원비를 전화건 당사자가 내라고 하면 어느 누가 신고를 할 수 있을까.

다섯번째는 동장 및 사회복지사의 책임 전가다.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할 사람이 통장과 죽을 끓여 먹인 이웃주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일반인이 신고할 때와 기관에서 신고할 때 대응 방법이 달라진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살리려고 노력한 사람과 이 사실을 알리러 간 기자에게까지 책임을 지우려는 한심한 작태를 드러냈다.

이들의 꼴불견 핑계는 또 있다. 죽은 독거노인이 관리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을 자신들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이 말은 사회복지사로써 할 말이 아니다. 가족에게 외면당한 사람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다. 철산4동 사회복지사는 역할마저 저버린 행동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철산4동 한 주민이 ´여기 사회복지사 문제 많아요´라고 지나가는 듯이 말을 했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사회복지사가 주민들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이번 철산4동 주민센터 지역내에서 발생한 독거노인의 죽음은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과실이다. 며칠째 한파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진정한 사회복지사라면 관리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이웃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소외된 독거노인들의 안위를 일일이 챙기지 않았을까.

이렇게 행정상 드러난 직무태만은 양기대 광명시장에게 돌아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원 관리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엄동설한에 독거노인을 챙기라는 말 한마디 했더라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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