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리스탈교회, 새로운 변화 시도‘눈에 띄네’
“현재 위기 재정보다 신학적 메시지 부재 원인”
쉴라 콜만목사 중심 전 성도 예배 갱신 노력
지역사회, 해외선교 강화, 다문화 교회로 전환
교회 회생신청, 매각 후 15년간 리스 사용

▲ ⓒcdntv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Ministries 담임 쉴라 슐러 콜만목사, 원로목사 로버트 슐러목사)는 지난해 10월 5500만 불의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 보호신청(챕터 11)을 미국 법원냈다. 채권자들의 압류 시도에 교회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으로부터 파산 보호신청을 받은 수정교회는 지난 5월 27일 파산 끝에 교회 건물을 팔기로 했다. 교회를 매각 한 후 15년간 건물을 리스 방식으로 임대한다는 회생계획을 법원에 제출한 것.

교회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은 1만장을 사용한 유리 외벽으로 뒤덮인 예배당 건물 등을 부동산 투자업체에 4700만달러에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건축비 상환금 3600만 달러와 납품업체 미지급금 등 채무 1000만 달러를 청산한다는 내용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수정교회는 요즘 변화를 위해 담임인 슐러 콜만 목사를 필두로 전 성도들이 기도하며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수정교회 주일 1부 예배, 과거에 비해 한산했다. 27-28일에는 수정교회 최근 사태에 대한 연구를 위해 탐방한 ‘안양대신대원 2011 글로벌 리더 프로그램’에 참석한 신대원생들이 사역자들과 성도 및 방문한 사람들과의 인터뷰에 여념이 없다.

교회는 성도들보다는 관광을 위해 찾아온 중국인, 한국인, 남미인, 유럽인 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교회 정문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여러분들의 기도가 필요하다는 문구가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교회 사역자인 헤롤드 쇼우목사는 “원로목사인 슐러목사의 긍정적인 목회 리더십이 수정교회를 부흥 성장 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면서 “콜만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교회가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지역사회를 위한 복지선교를 비롯한 다문화 목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쇼우목사는 “과거 백인 중심의 교회였다면 현재는 흑인을 비롯한 다문화 중심으로 성도 구성원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구성원 전체가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사태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이번 기회가 오히려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면서 “외부에서는 위기라고 말하지만 새롭게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배 변화를 위해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구성됐던 것들을 탈피하고 누구나 기도하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건강하고 성공적인 예배를 드리기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긍정적 사고가 슐러 목사의 핵심 메시지다. 그는 그의 동역자들에게 자신의 말을 반복할 것을 권장하며 모든 메시지에 긍정적인 정신 상태에 관련한 이야기를 포함시켜주길 바란다”면서 “이러한 목회 리더십을 담임인 콜만목사를 비롯한 사역자 전원이 함께 공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만장의 유리로 만들어진 교회는 전 세계인의 명소로 그간 자리매김해 왔다. 1977년 건축된 교회는 20년에 걸쳐 완공됐으며 최대 2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원로목사인 로버트 슐러목사가 담임으로 재직할 때 출석 교인 수만 1만 명이 넘었다.

폴란드에서 온 한 관광객은 “직접와서 보니 교회가 웅장하고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예배 시간을 통해 과거 슐러목사의 목회 리더십이 사라진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 됐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가 파산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정교회를 위해 기도했다”면서 “영적으로 강한 메시지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성도들은 “슐러목사가 은퇴를 하고 아들에게 담임목사를 물려주면서부터 어려움이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하여 예배에 참석한 한 성도는 “슐러목사가 은퇴를 한 후 담임목사를 이어받은 주니어 슐러목사와 원로목사 그리고 콜만목사와의 가족 갈등이 불씨가 됐다”면서 “이로 인해 주니어 슐러목사는 2008년 교회를 떠났고 그 자리에 딸인 콜만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했지만 내부 불협화음은 성도들을 크게 실망시켜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성도는 “교회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교인 감소 기류가 급속도로 형성되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채권자들로부터 교회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내고 회생계획을 제출 하게 됐다”고 말했다.

1955년 세워진 교회는 1970년부터 전 세계 최초로 매주 일요일마다 예배 실황을 전국 TV로 생중계 하면서 급속도로 부흥성장 했다.

´힘의 시간´(The hour of power)이라는 프로그램은 매주 200만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본당에 설치된 1만5498개 파이프 오르간에서 흘러나오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방송된 유명인사들의 ´간증´은 미국을 대표하는 교회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 성도는 "빚을 갚는 것이 성경적인 일이지만, 우리에겐 당장 갚을 돈이 없어 파산을 신청 할 수밖에 없다"면서 “´힘의 시간´ 방송을 위한 TV 방송료와 장비대여비로 수 백만 달러의 소송이 걸렸고, 부채액이 5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정교회의 부흥성장의 원동력이 됐던 설교 방송이 발목을 잡은 셈이 된 것이다.

특히 강력한 목회 리더십을 통해 교회를 이끌어 오던 슐러목사가 2008년 은퇴하면서 30년째 이어오던 TV방송과 담임목사를 아들과 딸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로 인해TV시청률은 떨어지고 헌신 했던 성도들은 교회를 떠났다.

수정교회를 탐방한 한동현전도사(안양대신대원 3학년)는 “주일예배를 참석하고서 어려움 속에서도 예배 갱신을 위한 노력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교회가 파산하기까지 여러 가지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나아가는 모습 속에서 비전과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전도사는 또한 “사역자들이 콜만목사의 리더십을 끝까지 인정하면서 세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외부에서의 부정적인 측면과 다르게 내부는 성도 전체가 오히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 소통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덧붙였다.

공성은전도사(안양대신대원 1학년)는 “교회가 고령화 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모습처럼 밝은 모습이 인상 깊었다”면서 “현재의 어려움은 재정적인 측면에서의 기인 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다음 세대를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신학적인 메시지 약화 측면에서 왔다고 생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1세대 목회자의 리더십에 대한 향수만을 고집하는 성도들과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콜만목사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던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2세대 목사를 중심으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과 비전은 수정교회가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많은 성도들은 수정교회의 문제에 대해 “지금 제기되는 이슈는 돈이 아니라 목회의 메시지에 있다”면서 “긍정적인 목회 리더십이 성경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고 있다.

슐러목사는 1986년에 쓴 ‘당신의 교회가 가진 훌륭한 미래(Your Church Has a Fantastic Future)’라는 책을 통해 "긍정적 사고를 통한 성공적 교회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긍정적인 생각에 대한 매뉴얼을 담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부족과 목회 세습으로 인한 갈등 및 신학 부재는 많은 성도들을 등지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수정교회가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보여 주기식 혹은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영적이고 신학적인 메시지 기류를 강하게 형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