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전략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 사진,사장)이 요즘 밤잠을 설친다고 한다.

이달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LCD 사업부를 관장하던 장원기 시장을 실적 부진을 이유로 단숨에 경질했다.


‘초일류 삼성’의 기치를 내걸고 이건희 회장의 조직 전체의 고삐를 다시 조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당연 삼성전자 사장단은 초긴장 상태다.


신 사장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은 다음 타킷이 자신이 될 수 있어서다.


신 사장이 관장하는 사업 부문의 실적이 안 좋아서 일까. 그건 아니다.

올 2 분기 삼성전자의 LCD, 반도체 사업이 그야 말로 ´죽을 쑨´ 가운데 휴대폰 사업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실제 영업 이익만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신 시장의 고민은 정작 예상치 못했던 데에서 불쑥 튀어 나왔다.

바로 스마트폰을 많이 팔수록,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특허료를 남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워싱턴포스트,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안드로이드폰 단말업체에 판매 제품 한 대 당 15~20달러에 달하는 특허료를 요구 중이다.

삼성은 특허료를 낮추기 위해 오라클과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6000만대에 달할 삼성전자가 오라클과 합의를 도출해 낸다 해도 최소 9억~12억달러(약 9800억~1조3000억원)를 특허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 1조 5000억원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뿐만이 아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제품당 10달러 이상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팔면 팔수록 외화 유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역설에 빠지게 됐다.

올 2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세계 1위가 예상되는 삼성전자로서는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흘러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삼성이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SW) 개발을 게을리 하고 남에게만 의존했다는 게 첫손에 꼽힌다.

국내 로펌의 한 변호사는 “삼성전자가 LCD·반도체·통신기술 등에는 질 좋은 원천 특허를 많이 보유 중이나 SW특허는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노키아·애플 등 제조업체와 특허분쟁의 경우 크로스 라이선싱으로 무마할 수 있으나 SW업체의 특허 요구에는 마땅한 협상카드가 없어 특허료를 깎는 것이 상책”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의 느슨한 특허 대응 전략도 다국적 기업의 먹잇감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삼성전자가 거액의 로열티를 물었던 코닥의 카메라 특허침해 소송을 애플과 림이 무력화시킨 것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달초 삼성 이건희 회장은 실적이 떨어지는 LCD 사업부문 수장을 단번에 경질하는 이른바 ‘여름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삼성 고위 관계자는 “ 앉아서 외부 변수 핑계를 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배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신 종균 사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 ⓒ 뉴스캔 안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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