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민에게 수입강요하는 미국 정부에 항의 할 것”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민에게 수입강요하는 미국 정부에 항의 할 것”
지난 8월 4일 미국 상원의원 31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을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본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연서명이 된 서한을 이달 안에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보낼 예정임을 밝히고자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부시대통령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압력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중단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2004년 쌀협상의 과정에서부터 쌀과 전혀 상관없는 쇠고기 수입재개 압력을 계속해왔다. 2004년 10월 27일 허상만 농림부장관과 미국 농무부차관의 면담 과정에서, 그리고 2004년 12월 15일 쌀협상 타결을 위해 방미한 허상만 농림부 장관에게 미국 농무부 장관은 쇠고기 개방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2005년 쌀협상국정조사 당시 쌀을 지키는 대신 쇠고기를 내준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쌀협상 타결 이후인 2005년 3월 20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이 반기문 장관과의 회담에서, 그리고 2005년 12월 14일 홍콩 WTO 각료회의장에서 열린 한미 농림부장관 회담에서, 2005년 11월 17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부 관료들의 쇠고기 수입개방 압력은 계속되어 왔다.

둘째, 미국 상원의원들의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입증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 상원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금수조치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우리가 그동안 보건의료계, 수의학계 등의 자문을 얻어 누누이 강조해왔던 것처럼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미국은 영국에서 이미 실패한 동물사료정책을 채택하고 있어 광우병을 방지할 수 없다. 또한 광우병 예찰 시스템에 있어서도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전체 도축소의 1% 정도만을 검사하고 있어 미국 소비자연맹 등의 문제제기를 받고 있으며 최근에 미 농무부 장관은 8월말부터 광우병 검사를 현재보다도 10분의 1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 회계 감사원의 보고서를 통해 이미 4차례나 미국의 광우병 검사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이 지적되어 왔다. 게다가 3월 11일 발생한 세 번째 광우병 발병소는 감염원인조차 밝히지 못하는 등 미국내 광우병 관련 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사실이 이와 같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상원의원들이 과학적 안전성 운운하는 것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보다는 다국적 축산 기업들의 이해만을 대변하는데 급급한 모습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셋째, 현재 수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들이 작업장에 대한 최소한의 개선조치 요구마저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미국 상원의원들은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한국정부가 미국 현지 쇠고기 수출작업장에 대한 위생점검을 실시한 결과, 7곳의 작업장에서 △미국산 쇠고기와 타국산(특히 광우병과 관련하여 수입이 중단된 캐나다산)의 쇠고기가 구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리되고 있거나 △30개월 이상과 이하의 소를 처리하는 데 동일한 작업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한국정부로서는 당연하게 이러한 문제점의 개선을 미국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7월 5일 미국의 경제통신사 <다우존스 뉴스와이어>는 “미국 농무부는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소의 도축 및 쇠고기 생산 과정에서 절단 톱과 같은 기구들이 (광우병 오염이 있는 다른 소에 대해 사용되는 것과) 따로 사용되길 요구하는 한국 측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현지점검 때 문제점이 드러난 타이슨푸드나 카길과 같은 미국의 대규모 쇠고기 수출업체 관계자들도 “작은 뼈조각조차도 전혀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처럼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들이 한미간의 최소한의 약속마저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수입재개가 늦어지고 있음에도 이마저 한국의 책임으로 돌리며, 서한까지 보내는 것은 안하무인을 넘어서는 작태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요는 미국 축산자본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무시해도 좋다는 일종의 횡포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미 상원의원들은 똑똑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당국에 다시한번 촉구한다.

정부는 한미 FTA 추진을 위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게 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출작업장의 개선미흡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재개할 것이라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만일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전에 수입을 재개한다면, 이는 망국적인 한미 FTA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포기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발생할 모든 책임은 정부 당국에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심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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