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 몽골 대학생 골든벨” 녹화를 진행하고 있는 남녀 사회자(김승휘 & 정다은)]

지난 10월 13일(목) 한국방송공사(KBS)의 교육 프로그램인 “(600회 특집) 도전! 몽골 대학생 골든벨” 녹화가 몽골의 각 대학교 대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몽골 울란바토르 UB대학교 체육관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후끈 달아오른 열기 속에 진행됐다.
몽골 대학생들이 팽팽한 긴장 속에 각자의 한국어 실력을 뽐내면서 한 치의 오차 없이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간 골든벨이었으나, 진행은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 책임 프로듀서의 비디오 판독 결과를 통해서 세 명의 최종 결선 진출자 중 두 학생의 답안판 날조가 적발되어 최종 결선 진출이 무효가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녹화는 잠시 중단됐고 결국, 최종 결선 직전에 탈락한 학생들을 다시 불러 들여 다시 녹화가 진행됐다.
▲ [“도전! 몽골 대학생 골든벨” 녹화 현장]

최종 대결은 몽골인문대학교(총장 베. 촐론도르지, UHM=University of the Humanities in Mongolia) 재학 남자 대학생과 몽골국립대학교(총장 에스. 투무르-오치르, NUM=National University of Mongolia) 재학 여대생의 대결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몽골국립대학교 학생의 최종 결선 진출에 대한 자격 시비가 불거졌다. 예선전에서 “몽골국립대학교 여학생이 ‘순대’가 정답인 문제를, ‘설렁탕’이라고 써서 이미 틀렸는데도, 퇴장하지 않고 재빨리 ‘순대’라고 고쳐 쓴 뒤 앉아있었다!”는 게 몽골인문대학교 측에서 제기한 항의의 골자다.
녹화 영상을 돌려 보면 확인이 가능한 일이었고, 정답 날조가 사실로 밝혀지면 자격을 박탈하고 재녹화를 진행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촉박한 녹화 일정 상 재녹화는 불가능하다는 한국방송공사(KBS) 측의 주장에 막혀 몽골인문대학교 측의 정당한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참가 학생들을 위한 응원도 여기저기에서 이어졌다.]

사실, 녹화 진행 시 엄중해야 할 답안판 감독은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문제가 출제됐을 때, 몽골 대학생들은 문제를 듣고 답을 자신의 답안판에 써서 풀었다. 오답을 쓴 학생들은 당연히 장외로 나가게 되어 문제를 풀수록 살아남은 사람의 수가 적어지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틀린 답안판을 슬쩍 고쳐 써도 발각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한국방송공사(KBS) 측에서 방송 관계자들이 적게 왔더라면, 몽골 인력을 동원해서라도 엄정한 감독을 진행해야 했다. “도전하는 젊음과 용기로 골든벨을 울려라!”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훔쳐 보기과 날조로 골든벨을 부숴라!”가 더 어울리는 표현일 듯 했다.
애초에 “(600회 특집) 도전! 몽골 대학생 골든벨” 녹화는 기획 단계부터 문제점을 잉태하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퀴즈 게임에서 일등을 뽑는 데에 중점을 두지 않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몽골 대학생들의 재치와 생각, 가치관과 문화 따위를 알아보는 대학생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면 공정성은 반드시 담보돼야 했다. 하지만, 100명의 몽골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는 원칙만 있었지, “몽골 대학생 골든벨”이 아닌, “몽골 특정 대학교 학생 골든벨”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공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요컨대, 거의 반 수가 몽골 특정 대학교 학생들이었고, 나머지 50명은 선심 쓰듯 다른 대학교 학생들로 채워 넣은 현실은 결코 공정하다고 볼 수 없었다.
▲ [응원에 나선 몽골인문대학교 학생들]

특정 대학교에서 이 골든벨의 몽골 녹화를 이끌어냈다는 까닭 하나만으로 기득권을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적어도 각 대학 강단에서 한국학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 한 명씩 정도는 불러서 미리 회의를 진행하는 성의를 보였어야 했다. 장소, 시각, 인원 수 다 미리 정해 놓고 “너네 대학교 학생 참가하려면 해라!”는 일방적 통보라면 이런 골든벨은 수 천 번 해 봤댔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것은 몽골 현지의 각 대학 강의실에서 열심히 한국어 학습에 집중하고 있는 몽골 대학생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무시요,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강의를 진행하는 한국학 교수들에 대한 가증스러운 오만이다.
▲ [골든벨에서 2위를 차지한 아. 엥흐바야르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 4학년 학생(빨간 옷)]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1명을 "최후의 1인"이라고 하며, 최후의 1인이 마지막 문제까지 다 풀게 되면 "골든벨"을 울릴 수 있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매 방송마다 골든벨을 울리는 데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표어(캐치프레이즈)로 "문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라는 구호를 참가자들이 외치기도 한다. “골든벨”을 울리는 건 그만큼 힘들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승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이제 접을 때가 되었다. 정답을 손짓 또는 입모양을 통해 알려 주던 스승의 본분을 망각한 어느 대학교 관계자의 모습과, “교수님, 억울합니다!”를 외치며 고개를 늘어뜨리던 2위 학생의 얼굴이 두 개로 겹쳐져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
▲ [골든벨 녹화 현장에 선 알렉스 강 본지 외신국장 겸 몽골 특파원]

<몽골 골든벨 최종 결과>
1위 몽골국립대학교(NUM)
2위 몽골인문대학교(UHM)
3위 몽골과학기술대학교(MUST)
4위 후레정보통신대학교
한국방송공사(KBS)의 교육 프로그램인 본 “(600회 특집) 도전! 몽골 대학생 골든벨”(지금부터 골든벨) 진행 실황은 오는 12월 3일 토요일 오후 7시10분에 KBS 1-TV를 통해 대한민국 안방에 전달된다.
<기사제공=울란바토르 (몽골)=TK TIMES 알렉스 강 외신국장 겸 몽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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