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 오해 사기 충분"...이태진 "중학생에 자극적이란 의견 있어"

새누리당은 17일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김구 선생과 이한열 열사의 사진을 삭제토록 한 국사편찬위원회의 권고에 대해 "오해 사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하며 즉각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6월 항쟁의 의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라며 "국사편찬위는 이한열 열사의 사진 한 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얼마나 큰지 모르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국사편찬위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을 알려주는 사진에서 김구 선생을 빼도록 권고했다는데 김구 선생이 우리 역사에 남긴 족적을 무시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국사편찬위가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일왕’을 ‘천황’으로 표기하라고 한 것까지 포함하면 역사의식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런 국사편찬위를 믿고 어떻게 옳은 역사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며 "국사편찬위는 지적된 문제를 즉각 시정해야 한다, 을사늑약과 일왕이란 말을 교과서에서 그대로 살리고 김구 선생과 이한열 열사 사진도 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사편찬위 이태진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한열 열사의 사진은 대단히 숭고한 순간의 장면이지만 중학교 학생에게는 자극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검정위원회에서 나왔다"며 "명동성당에서 대집회가 이루어졌던 사진으로 교체하라는 권고를 그쪽에서 했다"고 검정위원회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 위원장은 "검정위원회는 학계와 교육계의 추천을 받아서 구성된다,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지만 권한은 이분들에게 있다"면서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위원장이라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가 있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김구 선생 사진의 경우, 김구 선생은 이미 두 개의 큰 사진으로 나오고 문제가 된 사진은 임시정부 출범 직후 50여명의 임정요원들이 단체로 찍은 것"이라며 "직급에 따라 당시 경무국장인 김구 선생보다는 장관 이상인 세 명 이승만, 이동휘, 안창호 이 세 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었고 김구 선생을 배제하려는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수정토록 한 데 대해선 "2002년에 만들어진 편수자료에 을사조약으로 돼있어서 그걸 준수하는 뜻에서 써달라는 주문이었다"며 "늑약의 본질은 교과서에도 분명히 충분하게 설명이 돼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국사편찬위원회의 이번 2013년 중학교 역사교과서 수정권고를 둘러싼 사회적 반발을 의식한 듯 "현재는 검정업무가 끝난지 여러 날이 지나서 제 권한이 아니지만 교과부에 한 번 의견을 드려보겠다"며 "일단 검정이 끝난 이후 수정 권한은 교과부로 넘어간다, 우리도 어떻게 손을 댈 수 없다"고 공을 교과부에 넘겼다.

▲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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