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지지 선언 “朴, 미래로 가기엔 태생적 한계”...“현정부 실정에 책임 느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은 11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 역사는 거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유신독재 시절 참여했던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고 정체불명의 사람들도 있다, 유신체제나 정수장학회 등에 대한 정리 없이 과연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추석 다음날 박 후보로부터 선거지원 요청을 받았었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때 제가 추구했던 가치, 지금까지 살아왔던 제 인생의 여정과 배치된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문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 지지 선언 전에 김영삼 전 대통령과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의논 드리는 것은 그분을 어렵게 만드는 거라 생각해서 일부러 피했다”며 “대신 이런 결정을 내리고 발표할 것이라고 아드님(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몇분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뜻으로 왜곡했다”며 김 전 대통령은 명시적으로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을 모신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으로 일관된 세력인데 전부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옳지 않겠다고 판단해서 이번에 문 후보 지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자문 그룹인 6인회 멤버로 현정부 탄생의 공신이기도 한 김 의장은 “어쨌든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정부처럼 평가를 받고 있어서 안타깝고 제 능력의 한계에 대한 책임감이 든다”며 “설령 이명박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보수의 무능이라든가 보수의 변질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씁쓸한 심경을 드러냈다.

▲ 10일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덕룡 민화협 상임의장 ⓒ 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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