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부적격 여론이 지배적, 새누리당 의원들도 난감해해"
박용진 “군 내부서도 반발...장관 되면 안보상황 더 심각해질 것”

박근혜 대통령이 안보상황을 이유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국회 상임위의 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부조직법에 이어 또다시 여야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11일 “인사청문회에서 수많은 문제들에 제기되고 국민의 평가도 분명히 부정적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건 정치를 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며 “일방적으로 자기 의견만을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하는 사실상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중간에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사퇴하도록 했다면 한결 상황이 빨리 정리됐을 텐데 끝까지 고집했다가 이제 와서 안보상황을 핑계로 강행하겠다고 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의원은 “국민의 평가가 이 사람은 도저히 국방부 장관이 될 수 없다는 것으로 내려져있고 점점 그런 평가는 확대되고 있다”며 “군에서도 그렇고 여당 내부에서도 부적격이라고 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진 의원은 국방위 새누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적격,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지 말고 제기된 의혹들만 쭉 기술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면서 “이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난감한 처지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것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향해 “국민적인 문제와 의혹제기에도 불구하고 그냥 임명하겠다, 내 맘대로 하겠다고 하시면 이건 야당무시, 국민무시, 국회무시라는 ‘삼종’ 무시가 되지 않겠느냐”며 “대통령으로서 절대 하시지 말아야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과거 한나라당 대표였을 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자로 판명난 분을 대통령이 강행하려 하자 뭐라 했나, 이건 야당을 무시하는 것이고 야당을 무시하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면서 “역지사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또한 “무신불립을 늘 얘기했다, 정치의 근본 중에 하나가 신뢰라고 하신 분이 박 대통령”이라며 “야당과 국민과 국회와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깨지면 그 위에 무엇을 세우고 어떤 일을 추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임명을 안 하는 것이 백을 얻고 하나를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상황이 긴박하다는 청와대 쪽의 입장에 대해선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게 안보상황에 더 커다란 문제를 잉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런 분이 장관이 됐을 경우 60만 군대가 이 분의 명령을 따를 것이냐는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고 군 내부에서도 여러 문제제기와 반발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을 통솔하는 데 자격 없는 분이 됐을 때 안보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북 긴장관계가 고조돼서 임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국민과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것, 청와대와 야당과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것은 개의치 않겠다는 것인지도 궁금하다”고 정국경색을 예고했다.

▲ 민주당 진성준 의원(국회 국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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