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월호 국정조사계획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새벽까지 기다리던 유족들의 항의를 받았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유족들의 요구에 떠밀려 이날 오후 4시께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국조특위 간사 간 ´2+2" 회동을 재개했지만 협상은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제자리를 맴돌았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유가족 130여명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 세월호 국정조사를 위한 국조특위를 방청하기 위해 왔다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후 2시30분께부터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박영선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새누리당 심재철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국조특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유족들은 여야가 국조계획서 작성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을 성토했고, 여야는 각 당의 입장에 대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유족들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마라", "자기들(국회의원) 새끼들(자녀들)이 그렇게 됐으면 이렇게 하겠느냐"라고 따졌고, "청와대로 가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사전 증인 확정을 거부한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불쾌하다"는 반응에서부터 "새누리당이 양보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어 유족들은 여야에 ▲즉각적인 국조 가동 ▲자료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 채택과 성역없는 조사 ▲조사대상, 증인, 자료 공개 등의 사전 합의 ▲국조특위 개시와 동시에 진도로 내려가 실종자 가족 의견 최우선 청취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조특위 첫 회의를 열기 전에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할 것을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특위를 먼저 가동해 국조의 목적과 조사범위, 조사방법, 기간 등을 담은 국조계획서를 먼저 처리 하고 증인은 추후 기초조사 등을 거치면서 협의하자고 맞섰다.

새정치연합은 과거 민간인사찰국조특위나 국정원 국조특위가 증인채택 문제로 헛바퀴를 돈 전례를 거론하며 증인에 대해 미리 쐐기를 박을 것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은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한 적이 없었으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도 증인을 명시하는 규정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를 새누리당이 피해가기 위해 선(先) 증인명시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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