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제 다룬 다큐 영화 연출

"한국 교회가 어디로 향해 달려가는지, 욕망의 근원에는 뭐가 있는지 다루는 첫 영화입니다."

TV 방송사들이 소개하는 맛집의 진실을 파헤친 ´트루맛쇼´(2011), 이명박 정부 5년을 정리한 ´MB의 추억´(2012)으로 이름을 알린 김재환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교회 문제를 건드렸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민감한 문제들을 건드리는 영화들로 화제를 모는 김재환감독인데요. 새 영화도 만만찮군요.

스스로 개신교 신자라고 밝힌 김 감독은 최근 광화문에서 신작 ´쿼바디스´ 시사회를 한 뒤 "한국 교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는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1951년 영화 ´쿼바디스´에서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쿼바디스 도미네)라고 베드로가 예수에게 물었다면 2014년 한국판 ´쿼바디스´는 예수가 우리 교회에 ´한국 교회여 어디로 가나이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한국 대형 교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미국에서 온 ´마이클 모어´(이종윤 분)라는 영화감독의 시선을 통해 한국 교회에 돌직구를 던집니다. 감독의 분신이기도 한 마이클 모어는 ´볼링 포 콜럼바인´(2003)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를 패러디한 인물입니다.

- 다양한 문제들을 주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작년 완공된 서초동 사랑의교회 신축을 비롯해 "반석 위가 아니라 은행 빚 위에 세워진 모래성"과 같은 대형 교회의 신축 공사와 부동산 투기, 담임 목사 세습, 교회 1년 예산을 훌쩍 넘기는 목사 전별금 문제, 정치와의 결탁 등 한국 교회의 고질병을 낱낱이 고발합니다.

여기에 교회 안에서 교회 개혁을 위해 힘써 온 이들의 인터뷰와 실제 대형 교회 목사의 설교 영상, 각종 자료 영상 등이 풍부하게 뒷받침됐습니다.

"세습이 아니라 청빙"이라는 등 교회에 만연한 문제를 정당화하려는 대형 교회 목사의 궤변에는 실소가 절로 나옵니다.

"교회 안에 있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문제도, 한 발 떨어져서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 무척 이상하게 보입니다. 한 번쯤 객관화시켜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교회 안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지금처럼 교회가 버림받고 조롱받고 타락이 계속되는데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고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문제"라며 "이제는 민낯 드러내고 교회의 용어가 아니라 소통이 되는 말로, 풍자의 도마에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말 그대로 도마 위에 올린 꼴이군요.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요.

김 감독은 "지금 교회 안과 밖이 완전히 단절됐는데 그 사이에 징검다리 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는 당초 다른 영화들처럼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시사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갑자기 장소와 시간을 바꿔야 했습니다.

"영화관 담당자가 읍소하더군요. 전국 시사회에서 CGV가 8∼9군데를 내줬는데 (교회에서) 교인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하더랍니다. 영화관의 입장도 이해가 되는 면은 있습니다. 그게 바로 ´쿼바디스´ 같은 영화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교회와 목사를 비판하면 벌을 받는다며 표현이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놨어요."

김 감독은 "모두 입을 열었으면 좋겠다"며 "밑으로부터의 분노, 옳지 않음에 대한 항의부터 시작해 (교회) 개혁이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개봉소식이 궁금해지는군요.

독립영화관을 중심으로 13곳에서 오는 10일 개봉할 예정입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105분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