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정협의 데뷔골, 사우디 자책골로 2-0 승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승리를 거뒀다는 기쁜 소식인데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69위)이 4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퍼텍경기장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FIFA랭킹 102위)와 평가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이정협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대 A매치 전적을 17전 5승 7무 5패로 맞추며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선발라인업에는 누가 포함됐나요.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조영철 제로톱 혹은 이근호 원톱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손흥민과 구자철(마인츠) 등이 뒤를 받치고, 박주호(마인츠)와 한국영(카타르 SC)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습니다.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김주영(상하이 둥야),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등이 맡았고 안갯속이던 수문장 자리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차지했습니다. 소속팀 일정을 마치느라 합류가 늦은 이청용(볼튼)과 기성용(스완지 시티)은 아쉽게도 발에서 제외됐습니다.
-전반전은 어떻게 전개됐습니까.
킥오프 후 전반전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분위기였습니다. 알 다우사리의 슈팅과 전반 12분 알 이베드의 헤딩슈팅이 연달아 한국의 골문을 노렸습니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렇다 할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한 한국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에 끌려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후로도 한국은 공수 전반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의 역습은 번번이 막혔고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는한국의 뒷공간을 끈질기게 열어젖히며 위협적인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점유율에서도 뒤처진 한국은 실점 없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막아냈으나, 득점도 하지 못한 채 45분을 마무리했습니다.
-후반에 한국은 선수들을 대규모로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죠.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남태희(레퀴야)와 이명주(알 아인), 한교원(전북 현대), 김승규(울산 현대)를 동시에 투입하며 변화를 줬습니다. 전반전과 달리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공격 비중을 높인 한국은 후반 13분 손흥민이 공을 끌고 박스 안쪽까지 밀고 들어가며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손흥민은 수비수를 피해 김창수에게 공을 연결했고, 김창수가 이를 크로스로 올려줬지만 상대 수비가 먼저 걷어내며 득점 기회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후반 17분 조영철이 골라인 근처에서 공을 살려 크로스로 연결한 것을 남태희가 머리로 받아 날카로운 헤딩 슈팅을 시도했습니다. 남태희의 헤딩은 골포스트를 살짝 빗겨나가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후반 23분 손흥민이 프리킥 상황에서 박스 안으로 날카롭게 이어준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오사마 하우사위의 자책골로 연결돼 선제골이 터졌습니다.
행운의 선제골 이후 한국은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후반 27분 한국영이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강하게 날린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막혀 흘러나온 것을 박주호가 다시 가로채 팅으로 연결하는 등 공격에 힘이 실린 모습이었습니다. 골을 내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대거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으나 김승규의 잇딴 선방에 힘입어 한국은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후반 28분 조영철과 교체된 이정협이 추가시간 오른발 슈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망을 흔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박주영(알 샤밥)을 대체할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이정협은 자신을 향한 믿음에 확실하게 부응하며 데뷔골을 터뜨렸고, 한국은 아시안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을 2-0 승리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정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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