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럭비협회, 삼성중공업 럭비팀 해체 관련 검토 중단 호소

대한럭비협회가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 관련 검토를 중단해 줄 것으로 호소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럭비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중공업 럭비팀 해체에 관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예, 럭비협회는 이날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럭비의 근간을 이룬 삼성중공업 럭비팀이 해체된다면 단지 실업팀 한 개 축소를 넘어 럭비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럭비는 앞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1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7인제와 15인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후 7인제 한 종목만 치러진 아시안게임에서는 은,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7인제 종목에서 동메달을 더했습니다. 럭비협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국가대표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럭비 실업팀이 상무를 제외하면 삼성중공업, 한국전력, 포스코 건설 등 3곳이 전부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럭비협회 관계자는 “3팀이 실업리그를 치르고 있는데, 한 팀이 빠진다면 리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자칫 나머지 팀들에게 영향을 미쳐 럭비 전체가 고사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삼성중공업은 공식적으로 해체 가능성을 밝힌 것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럭비 협회는 “지난해 11월말부터 해체 관련 소식이 들렸다. 12월말에는 재계약 대상 선수들의 계약이 유보되는 등 실제 해체 관련 움직임이 포착 돼 이렇게 대국민 호소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삼성중공업 럭비 선수들은 재계약이 미뤄졌음에도 일단 3월에 열리는 춘계 대회 참가를 위해 훈련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럭비가 부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럭비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입니다. 영화 ‘인빅터스’에 등장하는 럭비 월드컵은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기도 합니다. 2019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일본 도쿄에서 럭비 월드컵이 열리기 때문에 주최국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딸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럭비 협회는 “삼성중공업이 해체되면 이후 우리에게 찾아올 럭비 중흥의 기회를 모두 놓칠 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삼성 중공업이 해체한다고 해도 다른 팀을 창설한다면 리그 자체는 가능할 것 같은데요.

럭비 종목 특성상 신규 팀 창설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16~17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럭비 종목 특성상 부상 선수가 많기 때문에 선수단 규모가 다른 구기 종목 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럭비협회로서도 신규 팀 창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삼성중공업 럭비팀의 해체 가능성만을 두고도 대국민 호소문 발표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서울사대부고 럭비팀의 조민기군(2학년)은 “제가 꿈을 꿔왔던,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해 주는 곳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 때문에 무척 불안하다”며 “부모님들도 발만 동동 구르시고 있다. 제발 해체사실이 그저 꿈으로만, 악몽으로만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