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남성호르몬 투약´ 징계 받을 듯
-박태환 선수가 맞았다는 주사의 성분이 공개됐죠.
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박태환이 지난해 7월말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네비도´ 주사제를 맞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으로 갱년기 치료 등에 쓰이는 주사제인 네비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약물입니다.
검찰은 이 주사제에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하고, 병원 측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제수영연맹(FINA)의 박태환에 대한 중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관계자는 "네비도는 흔히 말하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이라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일반적인 경우라면 자격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레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박태환 선수측은 병원의 과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경우에 뭔가 달라지는 건 없는 겁니까.
안타깝게도 박태환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병원 측의 실수 혹은 과실이라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박태환의 소속사 팀GMP는 "병원에서 놓아준 주사 때문"이라며 "박태환은 수차례 주사에 금지약물 성분이 있지 않은지 물었고, 문제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KADA 관계자는 "선수의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것이겠지만 (의료진 등의 과실은)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규정에 명시돼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규정이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제정해 FINA 등 경기 단체와 KADA 등 각국 반도핑 기구가 다 함께 공유하는 세계도핑방지규약(World Anti-Doping Code)입니다. 규약에서 박태환과 관련된 부분은 제10조 4항의 주해의 (b) 항목인데요.
제10조 4항에 따르면 ´만약 선수 또는 기타 관계자가 개별 사안에서 과실 또는 부주의 없음을 입증한다면, 그에 해당되는 자격정지기간은 면제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도핑 검사에서 적발된 선수의 과실이나 부주의가 없었더라면 선수는 징계를 면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과실 또는 부주의 없음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 주해가 더 중요합니다. 주해의 (b) 항목은 ´선수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선수의 주치의 또는 트레이너에 의한 금지약물의 투여(선수는 자신의 의료요원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고, 어떠한 금지약물도 복용할 수 없다고 자신의 의료요원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가 제10조 4항의 예외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의사가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했다면 설령 선수가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고 해도 이를 예방할 의무는 전적으로 선수에게 있다고 못박은 것입니다.
KADA 관계자는 "´몰랐다´는 항변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예외가 속출할 수 있고 악용 사례도 나올 수 있어서 엄격하게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 플레이어로서 FINA의 상시 도핑 대상자인 박태환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지훈련지인 호주에서 돌아와 국내에서 담금질을 이어가던 9월 초에 FINA의 도핑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만약 자격정지의 징계가 내려진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렇게 될 경우 도핑 테스트를 위한 샘플 추출 시점 이후의 모든 메달, 상품, 랭킹 점수 등을 무효로 하는 FINA 규정에 따라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 여섯 개를 박탈당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정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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