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군 사령관이 성폭력 사건 대책회의에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어떤 책임 전가 발언을 했나요.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4일 오전 영등포구 소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내부 제보를 토대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성폭력 대책 마련을 위한 육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1군 사령관 장모 대장은 “여군들도 싫으면 명확하게 의사표시를 하지 왜 안 하는가”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회의는 최근 육군 여단장(대령)의 여군 부사관 성폭행 사건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화상회의였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성폭력 사고 예방 행동 강령에 대한 브리핑 직후 지휘관의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수천여명이 시청한 회의라고요.
=그렇습니다. 1시간20분 넘게 진행된 이 회의에서 육군 참모총장과 1·2·3군사령관, 8개 군단장이 돌아가며 발언을 했습니다. 이 화상 회의는 사단장과 사단·군단 참모, 예하 장교 등 수천여명이 시청했습니다. 임태훈 소장은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한 자리에서 나온 1군 사령관의 발언은 피해 여군을 보호하기는커녕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 여단을 책임지는 1군 사령관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여군 전체를 비난한 것이고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힌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임 소장은 “해당 제보는 여군뿐 아니라 남성 군인에게도 들어왔다”며 “한 남성 영관급 장교는 ‘군인으로서 딸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말할 정도로 남성 군인들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이번 발언에 대해 1군 사령관의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함께 발언에 책임을 지고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육군 측은 사실 왜곡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군인권센터의 주장에 대해 육군은 1군사령부 정훈공보참모 명의의 입장자료를 통해 “군인권센터의 주장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1군사령관은 여군들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부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당사자에게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특정인의 제보를 받았다며 발표하는 것은 군 조직에 대한 명예와 신뢰를 저해하는 것”이라며 “군인권센터는 이런 사실을 정정하고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