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가 보급되면서 졸업식장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는 전문 사진사들이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졌다면 최근에는 '셀카봉'이 등장하면서 엄숙한 분위기의 졸업사진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 공식적인 졸업앨범 대신 마음에 맞는 친구들끼리 스튜디오에 가서 'DIY' 졸업앨범을 제작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죠?

=. 네, 24일 오전 졸업식이 열린 동국대 본관 앞 팔정도에는 이 대학 명소인 코끼리 동상에 올라가 사진을 찍거나 풍치가 좋은 명진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또 여느 졸업식장과 다른 점은 대다수가 '셀카봉'을 이용해 스스로 자기 사진을 찍어댔다는 점입니다.

-. 친구들끼리 재미있는 포즈로 본인들이 만족해하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연신 셔터 버튼을 누르고, 한 사람만 돋보이도록 주변의 나머지 인원들이 엽기스러운 표정을 짓는 '얼굴 몰아주기'식으로 촬영하는 이들도 있었다고요?

=. 여학생들은 서로 자신의 얼굴이 작게 나오게 하려고 셀카봉의 각도를 조절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또 전문 사진사가 주변에 서성거리며 사진촬영 여부를 물어보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 비슷한 시각 서울시립대 졸업식장도 셀카 풍경이 연출됐다죠?

=. 네, 제2공학관 앞 잔디밭이나 대강당 앞 광장에서 10명 중 8∼9명은 셀카봉을 이용해 졸업 사진을 찍었습니다.  

'셀카족'들은 원하는 앵글로 편안하고 발랄한 분위기에서 무제한 맘에 드는 사진이 나올때 까지 찍을 수 있어 셀카봉을 이용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찍는 졸업앨범 사진도 사라진 지 수년이 지났다죠?

=. 그렇습니다. 졸업앨범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취업난 탓에 졸업을 늦추는 경향으로 인해 같이 졸업하는 동기생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전날인 23일 졸업식을 연 연세대 국제학부의 경우 이번에 졸업연도를 맞는 2011학번 120명 중 실제 졸업하는 이들은 23명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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