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이사 [제공=KT]
KT 구현모 대표이사 [제공=KT]

지난해말부터 연임 도전에 강한 의지를 표하던 구현모 KT 대표가 돌연 차기 대표이사 후보 자리에서 사퇴한 배경을 놓고 외압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면연금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퇴결정을 했다는 시각이다.  

24일 KT에 따르면 구 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힌 직후 KT 이사회는 이를 수용하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에서 구 대표를 제외하기로 했다. 구 대표는 다음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이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도 예정대로 참석해 기조연설자로 나설 계획이다. 구 대표는 이사회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갑작스런 구 대표의 사퇴 배경을 놓고 정치권과 국민연금, 그리고 정부의 압박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당초 임기 만료 직전까지도 구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과 실적 개선 등에서의 성과를 앞세워 강한 연임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구 대표에 대한 '압박 스토리'는 지난해 12월이 시작점이다. 당시 KT 이사회는 구 대표를 '연임 적격' 판정을 냈다. 하지만 정치권과 국민연금 등이 ‘셀프 연임’이라고 반발하면서 구 대표는 경선을 자청해 재심사를 통과, 결국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그러나 또다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측이 “선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다시 차기 대표 선임 절차가 진행됐다.  

정치권의 압박은 더 거셌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라"고 주문하며 국민연금의 KT 압박에 우회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 같은 대외적인 분위기는 구 대표로 하여금 연임 성공 이후에도 주주총회의 추인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민을 가져다줬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KT는 구 대표의 사퇴와 별개로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접수를 마감한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 지원자 접수에는 외부 인사 18명과 사내 인사 16명을 포함해 총 34명이 지원했다. 구 대표가 제외되면서 사내 인사 후보는 15명이 됐다. 

언론 등을 통해 현재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윤진식(77)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윤 전 장관은 충북 충주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정책실장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후보 시절 대선 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특별고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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