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엔데믹 분위기에 지난해 26조 규모에서 상승세 멈춰
'식사 한끼 수준' 고액의 음식 배달료도 시장위축 요인으로 지목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배달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그간 배달업계는 지난 2021년을 정점으로 '팬데믹 특수'를 누렸지만, 정부의 3단계 일상회복 선언과 함께 외식·외출이 비례상승한 사회적 분위기에 배달 수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엔데믹(endemic, 팬데믹 종료)'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생경제까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배달업계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배달음식 시장, 지난해 기점으로 정체기 진입


당장 각종 시장 지표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총액은 26조33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배달시장 규모가 적게는 1.5배에서 2배 수준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월 배달 음식 온라인 거래량도 2조186억 원으로 전년동월(2조2814억 원) 대비 11.5% 줄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국내 '빅3' 배달 앱(app, 어플리케이션)의 이용자 수도 감소세에 있다.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3사 앱 이용자 수는 총 3021만413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3623만여 명에 달했던 전년동기 대비 600만여 명(16.6%)이나 줄어든 수치다. 

요기요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통계상 배달시장 상승폭이 지난해 유독 줄었다"라며 "이대로라면 올해부터 배달수요 파이(π)가 예년보다 줄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로 업계 공통의 문제 아니겠나. 배달체계 개편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앱에 올라와 있는 한 요식업체의 배달료가 8910원이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엔데믹도 엔데믹인데...'배달팁이 8000원?' 시장 위축 앞당겼나


배달시장 위축은 코로나19 위기상황 해제 등 사회적 분위기 전환에 따른 현상이라는 게 중평이나, 급등한 배달료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시장 하락세를 맞은 배달의민족(배달팁), 요기요(배달요금), 쿠팡이츠(배달비) 등 3대 기업의 공통된 딜레마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배달업계 1위 앱인 배달의민족 기준 배달팁은 무료부터 많게는 8000~9000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통상 배달팁이 1500~3500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소비자 선택의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한 끼 밥값에 달하는 배달팁은 사용자들의 구매 의욕을 꺾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배달료가 폭등한 배경은 복합적이다. 우선 배달음식 수요와 배달업자인 라이더 공급 불균형이 제일 큰 문제다. 시장 규모는 최근까지도 확장일로를 걸은 반면, 라이더 수는 제한적이다 보니 배달료 단가가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배달업계의 자가 진단이다.  

라이더 배달 전문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발발로 배달시장이 크게 확장됐던 초기에는 라이더 수도 크게 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최근에는 콜(주문량)도 예전같이 않다 보니 관두는 라이더들도 많고, 사람 구하기도 힘들다. 배달앱 단가가 치솟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라이더가 줄면 결국 요식업체와 사용자가 공동 분담하는 배달료도 오른다는 말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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