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No.1' 도약 위한 내실경영 주력...전직원 성과급 지급 등 파격 행보

SK온 최재원 대표이사 겸 SK그룹 수석부회장 [사진=SK온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기업의 흥망성쇠는 CEO(최고경영인)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과열 경쟁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기업들 또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활성화 추세 속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독 적자 경영의 늪에 빠진 기업이 있다. 바로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설법인으로 창립한 SK온이다. 

SK온의 1분기 영업손실은 3775억 원으로, 단일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다. 지난해에도 유력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1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임직원 격려금 등 일회성 비용이 증폭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온은 지난 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년 연봉의 10%에 300만 원을 더한 금액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지급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미국 제2공장의 수율 불안정과 핵심 거래처인 포드(Ford)사의 F150 배터리 화재사고 등의 악재가 겹친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출범한 지 불과 2년 지난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6.2%로 세계 5위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SK온의 잠재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이는 조(兆) 단위의 공격적 투자와 회사 경영진의 중장기 경영 방침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SK온의 지난해 매출은 3조398억 원, 올해 매출은 그 두 배에 달하는 7조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최재원 "초기 적자는 성장통"...전 직원 성과급 지급 등 '거시경영' 드라이브


"우리의 성장 속도가 빠른 만큼, 그에 따른 '성장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지난 5일 관훈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던진 일성이다. 업계 후발주자로서 작금의 실적부진을 '성장통'으로 보고, 거시적 안목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이에 최재원호(號) SK온은 적자일로를 걷고 있는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글로벌 넘버 원'을 목표로 기업가치와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회사 전략에 대해 "통상 제조업은 초기 4~5년은 적자를 보다가 이후 빠른 속도록 빛을 본다"며 "우리도 독립법인 초기라 여러 어려움이 있으나 이를 잘 극복하면 내년부터는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실제로 이를 반증하듯 지난 2021년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SK온은 기존 SK이노베이션의 2019년 배터리 매출인 1000억 원의 10배에 이르는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또 그는 "SK온의 미래는 굉장히 밝다"며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산업 중에서도 가장 빨리 커가는 기업"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파격 단행한 임직원 성과급 지급도 미래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유력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직원 성과급을 정착화시켰다는 점에서 균형추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출범한지 갓 3년차에 접어드는 기업이 직원 처우 개선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부분에 더욱 가점을 줘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최 수석부회장은 브라운대학교 물리학사,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 학력을 살려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주도해 왔다. 미래 글로벌 배터리 시장 활성화 가능성을 꾸준히 피력해 왔고, 결국 배터리 전문기업 SK온의 리더로 안착하기에 이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형제인 최 수석부회장은 SK그룹의 '경영 2인자'로도 정평이 난 만큼, 최 회장과 더불어 그룹 운영의 한 축을 맡게 될 전망이다. 특히 SK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배터리 분야를 총괄하고 있어 향후 최 수석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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