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점자표기 확대 예정
오뚜기‧삼양도 자발적 움직임

서울우유 100%우유 2.3ℓ 점자(왼쪽), 뼈에쏙쏙 고칼슘우유 노치 표기. [사진=서울우유 제공]
서울우유 100%우유 2.3ℓ 점자(왼쪽), 뼈에쏙쏙 고칼슘우유 노치 표기. [사진=서울우유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최근 유통업계에 ‘점자 표기’가 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국내 14개 식품생산업체에서 생산하는 음료와 컵라면, 우유 제품 321개 중 9곳의 121개 제품(37.7%)에만 점자 표시가 되어 있었다.

식품의 점자 표시는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유통기한을 점자로 표시한 제품이 없어 시각장애인이 구매 후 보관 과정에서 변질한 식품을 섭취할 위험이 비시각장애인보다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점자를 표기해 시각장애인의 상품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이는 기업이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은 ESG경영 실천의 하나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 점자 및 노치 표기 확대에 나선다. 

서울우유는 기존 나100%우유 3ℓ에만 적용했던 점자 표기를 나100%우유 2.3ℓ와 아침에주스 대용량 제품에 확대한다. 또 뼈에쏙쏙 고칼슘우유 930㎖에는 카톤팩 특성을 고려해 노치(지붕형 종이팩 상단 일부의 한곳을 반원형으로 도려낸 표시) 표기 도입을 계획 중이다.

노민호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점자 및 노치 표기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작은 배려이자 제품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며 “서울우유는 그동안 일부 제품에만 점자 표기를 해왔으나, 내부적으로 점차 점자 및 노치 표기 제품 수를 늘려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컵라면 용기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지난해 컵라면 용기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 역시 자발적인 조치로 점자 표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컵라면 용기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컵라면의 물 붓는 선(물선)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오뚜기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패키지 디자인 샘플을 제작한 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와 내용, 가독성 등을 점검했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명과 물선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까지 점자로 표기한 최종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으로,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한 것도 특징이다. 현재 오뚜기 컵라면 전 제품에 적용 완료해 순차적으로 점자를 적용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점자 표기 용기면을 내놨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점자 표기 용기면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점자는 용기면 제품 하단에 삽입했으며 빠른 제품 확인을 위해 불닭볶음면은 ‘불닭’, 삼양라면은 ‘삼양’으로 축약 표기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새로 출시되는 컵라면에 점자 표기를 적용하고, 추후 다른 제품들에도 점자표기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