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탄소 배출 없어 글로벌 탄소제로화 기조에 부합
삼성물산, 日 기업들과 기술 협업으로 총체적 기술력 확보
SK에코, 풍력발전 기술력 바탕으로 수소플랜트 시장 공략

29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제주 CFI 에너지미래관에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및 12.5㎿ 그린수소 생산설비 실증 착수 기념행사'에서 오영훈 제주지사와 박일준 산업통산자원부 차관 등 내빈들이 건축 모형 조감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29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제주 CFI 에너지미래관에 열린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계획 발표 및 12.5㎿ 그린수소 생산설비 실증 착수 기념행사'에서 오영훈 제주지사와 박일준 산업통산자원부 차관 등 내빈들이 건축 모형 조감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미래 에너지자원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수소에너지에 정부와 건설업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특히 글로벌 추세인 탈(脫)탄소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그린수소'를 둘러싼 에너지분야 기업들의 쟁탈전이 뜨겁다. 

수소는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고 화합물 형태로 다중 변환이 가능해 용도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에너지 화폐'로도 불리며 최근 국내외 에너지업계가 주목하는 0순위 대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는 크게 생산 과정에 따라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된다. 그 중 그레이수소의 경우 메탄과 수증기의 화학반응을 통해 생산되며 생산비용이 저렴해 글로벌 수소 생산량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대중성이 높다. 그레이수소와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블루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90%를 포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나, 포집된 탄소 저장에 상당 비용이 든다.

그레이·블루 수소는 현재까지 가장 상용화된 수소 화합물이다. 그러나 탄소 배출이 불가피해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맞물려 점차 입지가 줄어들 전망이다.   

그린수소가 탈탄소형 미래에너지 0순위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린수소가 탈탄소형 미래에너지 0순위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에 반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얻을 수 있는 '그린수소'는 추출 과정에서 탄소(C)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울러 탄소배출 감축이 요구되는 세계적 추세에 부합하다 보니 탄소배출 감축에 따른 국가경제적 기대 효과도 상당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추산되는 글로벌 관련시장 규모도 오는 2050년이면 약 2조 달러(한화 약 2584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최근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친환경 수소에너지 생산시설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산업부는 지난 2017년 제주(260kW급)를 시작으로 울산(1MW급), 나주(2MW급) 등지에서 지자체와 연동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점차 확대해 왔다. 또 최근 제주도는 12.5㎿급 그린수소 생산설비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제주도의 '그린수소 글로벌 허브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김성준 상무(사진 우측)와 치요다화공건설 사쿠라이 기미호 상무(사진 좌측)가 30일 일본 요코하마시 치요다 본사에서 'SPERA 수소 기술을 활용한 수소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 김성준 상무(사진 우측)와 치요다화공건설 사쿠라이 기미호 상무(사진 좌측)가 30일 일본 요코하마시 치요다 본사에서 'SPERA 수소 기술을 활용한 수소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그린수소, 건설업계 '미래에너지 로드맵' 핵심


수소는 수소차, 수소환원제철 등 산업 각계에서 미래 먹거리이자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입지를 굳혀 왔다. 

수소 에너지원을 직접 활용한 사례가 전무했던 건설업계도 최근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구축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탄소제로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국내외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구축 사업이 미래 사업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 풍력 인프라가 구축된 유럽에서는 이미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움직임이 활발하다"라며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탈탄소에 맞춰져있다 보니 국내 기업들도 그린수소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세계 시장에서 살아 남으려면 친환경 기반 사업에 투자를 늘려가야 하는 흐름이다. 그린수소 시장이 미래 최대 에너지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에 따른 수소 생산플랜트 수주 사업도 벌써부터 치열하다"고 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가 해외 그린수소 플랜트 시장 진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기존 플랜트 구축 기술에 더해 그린수소 생산·저장에 최적화된 시설 공사가 가능한 기술 확보에 나선 것. 

삼성물산은 지난 3월 30일 일본 치요다화공건설과 'SPERA 수소' 기술을 활용한 수소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성물산은 기존 그린수소 생산·공급 사업과 함께 최근 실증이 끝난 상온·상압 수소 화합물의 안정적인 운송·저장 기술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그린수소 생산뿐만 아니라 운송·저장·공급에 이르는 총체적 역량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아울러 지난 달에는 일본 미쓰비시 상사 자회사인 에너지기업 DGA와도 호주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공동 개발 및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서호주 지역에서 그린수소 제조원인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이를 통해 생산된 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해 한국과 일본 등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탈탄소형 친환경 대체에너지 사업을 강조한 만큼, 이에 발맞춰 그린수소 밸류체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현재 태양광·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뿐만 아니라,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 수전해 방식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까지 가능한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 게다가 글로벌 풍력발전 분야에서 굴지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SK그룹 계열사 SK오션플랜트와의 협업을 통해 최상위 그린수소 생산설비 기술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블룸에너지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기술력 고도화를 위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의 '월드에너지 GH2 뉴지오호닉' 국책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캐나다 동단에 있는 뉴펀들랜드 섬에서 풍력발전으로 그린수소를 만들고, 그린암모니아로 변환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