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도 ESG '시동'①] 한미·대웅, '1호 보고서' 발간...내실경영 박차

[뉴스캔=박진용 기자] ESG 경영은 어느덧 글로벌 기업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소양으로 자리매김했다. ESG를 선도하고 있는 EU(유럽연합)에서는 내년부터 공급망에 대한 ESG경영실태 조사가 법제화되고,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부터 중견기업 이상 증시 상장사에 대한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오는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가 적용된다.  

이러한 큰 추세 속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ESG 내재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유럽 등 의약품 최대 수출국의 ESG 규제 강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국내 시장에서도 ESG가 활성화되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국내 굴지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저마다 ESG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잰걸음을 내고 있다.  

◆ 한미약품, 'ESG 리포트' 첫 발간...ESG경영 신호탄

한미약품은 올해부터 지난 5년간 발행해 온 기존 'CSR(지속가능성 및 사회적 책임) 리포트'를 'ESG 리포트'로 대체했다. 국제사회 기조에 발맞춰 ESG 경영 가속화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글로벌 지침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에 기반해 작성된 이번 ESG 리포트에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 등 세 항목을 중심으로 한미약품의 ESG 경영모델과 기조, 정책 등이 포함됐다.

해당 보고서에는 세부 테마별로 ▲ESG와 R&D(연구개발) ▲인권 ▲윤리와 준법 ▲EHS(환경·보건·안전)경영 등에 대한 구체적 성과와 더불어 ESG와 관련한 14가지 중대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까지 수록돼 있다.

이 밖에 글로벌 친환경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중장기' 로드맵을 비롯해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방안, 인권실사 대비 등도 제시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간 커뮤니케이션 현황들도 포함됐다.

보고서 발간에 앞서 한미약품은 37개 협력사와 ESG경영 강화 및 지속가능한 상생경영을 위한 멘토십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현재 유럽시장 확장을 구상 중인 한미는 자사뿐만 아니라 협력사에 대해서도 ESG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ESG 상생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이뤄진 ESG 협력사 멘토링은 ▲ESG경영과 EU 공급망 실사 ▲공급망 실사 제도 및 사례 분석 ▲한미약품 공급망 실사 관리 전략 ▲협력업체 컴플라이언스 관리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한미의 ESG경영 방침과 국내외 공급망 실사 법안 현황, 국내외 기업의 대응 사례 등을 공유한 한편, 협력사들의 독자적 ESG 경영을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주요 수출국인 유럽의 ESG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ESG 보고서 발간은 시작에 불과하다. 해외 시장을 넓히려면 우선 본사와 협력사들이 ESG 경영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인 만큼, 상생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대웅제약, 첫 보고서 발간으로 ESG 경영비전 선포

대웅제약도 최근 첫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을 통해 ESG 미래 전략이자 캐치 프레이즈인 'CARE for people and planet'(인류·지구 돌봄)을 내세웠다. 여기엔 대웅의 의약 토탈솔루션을 소비자에게 가장 가치 있게 제공한다는 경영철학도 반영됐다. 

보고서는 대웅의 분야별 ESG 경영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담고 있다. 대웅의 ESG 경영 키워드인 'CARE'는 ▲인류의 건강을 위한 헬스케어(Care) ▲진보하는 윤리경영(Advance) ▲함께하는 상생경영(Respect) ▲지속가능한 환경경영(Earth)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의 도약 의지도 담겼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중 중대성 평가와 타당성 검토에서 도출된 3대 중대 이슈인 기술 혁신, 의약품 안전·품질 확보, 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해서도 엄격한 관리감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의약품 안전 확보와 품질 개선을 위해 개발부터 기술이전, 제조, 공급 중단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에서부터 첫 단추를 꿴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대웅은 ESG와 관련한 국제표준 인증 취득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웅이 최근 취득한 국제표준 인증만 해도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반부패경영시스템(ISO37001) 등 다양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업계가 ESG 부문에서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양질의 의약품 개발, 공급으로 의약서비스를 제고하고 사업 성과에 대해서도 투명한 정보 공개를 이어간다면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히 ESG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