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탄소제로화 기업 변모에 방점...ESG 사업성과 정례 점검도
셀트리온, ESG 실무부서·위원회 '투트랙' 운용으로 경영 체계화

[편집자 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최근 글로벌 기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ESG 담론이 이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이 되기 위한 필수전제조건이자 국제 규율이 됐다. 해외 수출 경로를 열기 위해선 EU(유럽연합) 등 엄격한 국제 ESG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고,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규모의 유가증시 상장사에 대한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일제히 ESG를 경영 키워드로 삼으며 체질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뉴스캔>은 ESG 경영 도입에 한창인 국내 바이오제약업계의 움직임을 집중 조명해 봤다. 

국내 바이오제약업계가 오는 2025년 ESG 공시 의무화와 엄중해진 글로벌 ESG 평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ESG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국내 바이오제약업계가 오는 2025년 ESG 공시 의무화와 엄중해진 글로벌 ESG 평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ESG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ESG 경영은 어느덧 글로벌 기업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 소양으로 자리매김했다. ESG를 선도하고 있는 EU(유럽연합)에서는 내년부터 공급망에 대한 ESG경영실태 조사가 법제화되고, 국내에서도 오는 2025년부터 중견기업 이상 증시 상장사에 대한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오는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가 적용된다.  

이러한 큰 추세 속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ESG 내재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유럽 등 의약품 최대 수출국의 ESG 규제 강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국내 시장에서도 ESG가 활성화되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국내 굴지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저마다 ESG 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잰걸음을 내고 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화학물질이 첨가되는 의약품의 특성상 매출이 오를수록 온실가스 배출량도 정비례하는 만큼, ESG 경영을 실천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허들이 엄존한다. 이에 관련업계는 양질의 제품 개발과 '친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실정이다. 


삼바, 2050년 '탄소 제로' 목표...ESG 위원회 가동으로 내실경영도 


 삼성바이오로직스 2023 ESG 보고서 표지 이미지.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가 창사 이래 첫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ESG 경영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바는 최근 지난해 ESG 경영 주요 성과와 미래 중장기 추진 전략을 담은 ESG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GRI(지속가능성 보고서 가이드 라인), SASB(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TCFD(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바는 ESG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를 통해 ESG 경영에 관한 각종 성과와 정보를 전면 공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ESG위원회는 ESG 경영에 방점을 둔 데 따른 기업의 재무적 영향과 상관관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화된 세부안을 도출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바는 바이오제약업계의 ESG 경영 내재화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 '탄소 중립' 이슈에 대해서도 객관적이고 실현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한 한편, '환경(E)' 항목에 대한 실체적 성과에 대해서도 이번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삼바는 ▲2050년까지 '탄소 제로화'를 목표로 RE100 가입 ▲글로벌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참여 및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보고서 발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재생에너지 전환 ▲폐기물 재활용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이와 함께 중장기 ESG 경영 구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SBTi) 이니셔티브' 가입과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지지 및 보고서 발간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글로벌 친환경 지속가능성 조성 흐름에 적극 동참해 삼바가 국제적 ESG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취지다.  

ESG의 다른 한 축인 '사회'(S) 부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삼바는 임직원의 자발 참여에 기반한 청년층 장학사업, 소외계층 복지지원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친환경 고효율 제품 소비를 권장하는 '녹색 구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협력사와의 ESG 상생 경영에도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사내 지배구조(G)의 효율화, 내실화도 중대 과업으로 설정했다. 이사회 직속인 ESG 위원회를 운영해 조직관리 및 미래경영 전략을 수립토록 한 데 이어, ESG 경영 검토를 연 2회 이상 실시해 검토 결과를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에게 정식 보고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관련, 존림 삼바 대표는 "ESG 목표와 전략을 구체화하고 고도화함으로써 ESG 경영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며 "글로벌 No1. CDMO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구현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셀트리온, ESG 위원회·실무조직 투트랙 운용으로 경영 체계화


셀트리온 ESG보고서 표지 [사진=셀트리온 제공]

지난해를 ESG 원년으로 삼은 셀트리온도 6월 발간한 첫 ESG 보고서(2022/23 셀트리온 ESG 보고서)를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ESG 3대 평가요소와 관련된 주요 이슈를 선정하고, 그에 따른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올해 최대 목표는 ESG 경영 실현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 생태계 구축이다. 이를 위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 항목별 중장기 계획과 세부안을 수립했다. 

셀트리온은 ESG 체화에 필요한 ▲의약품 접근성 향상 ▲신성장동력 창출 기반 글로벌 시장 확대 ▲연구개발 및 생산 인프라 확충 등 10대 당면과제를 포함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외 활동과 국제인증 취득 등 구체적인 안들을 제시했다. 

특히 ESG의 핵심인 온실가스 감축 대응방안으로 사내 ESG 정책을 신설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서포터즈에 가입해 TCFD 권고안에 따라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아울러 ESG 관련 ISO 국제 표준인증 5종을 획득해 ESG 기업 요건을 충족시키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상생 방안을 마련해 사회적 책임이라는 덕목에서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셀트리온은 ESG 경영 체계화를 위한 전담조직 설치에도 각별한 공을 들였다.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부서를 꾸린 데 이어,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ESG 거버넌스를 확립했다. 

ESG 위원회가 큰 틀에서의 환경경영 이슈 대응과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실무부서는 ESG 경영시스템 구축과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는 투트랙 방식이다. 관련 사업 현황이나 성과는 수시로 ESG 경영협의체에 보고되며, 이를 토대로 사업 개선안이 도출된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ESG 불모지'로도 불렸던 바이오제약업계의 신경영 트렌드를 주도하고 ESG 보고서도 매년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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