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HD중공업, 현대제철 등 3사 노조 전원 임단협 난항
성과급, 정년연장 등 협상 쟁점 수두룩...노조 "쟁투 불가피"

현대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에서 임금협상건으로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캔 DB]

[뉴스캔=박진용 기자] 현대차 노동조합이 최근 금속노조 총파업에 동참하는 등 '하투'에 나선 여파가 현대 계열 3사의 임금협상에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사 모두 여름휴가 전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이 불발돼 각사 노조들이 강경투쟁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10일 현대차, HD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등 현대 계열사 등에 따르면 노사 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7말 8초' 휴가 시즌이 끝나면 각사 노조를 중심으로 연쇄파업이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 3사 노사는 휴가 전 임단협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 테이블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각사 노조가 휴가 복귀 후 강경투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운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휴가기가 끝났고, HD현대중공업은 이날(10일) 하기 휴가가 종료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연중무휴로 고로를 가동해야 하는 만큼, 현장 직원들은 교차 휴가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 3사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이 늘어지자 하투에 준하는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노조 소속) 직원들이 최근 휴가에서 복귀했으니 곧 임금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만약 재협상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3일 임단협에 돌입했지만 정년 연장과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 쟁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협상이 불발됐다. 특히 성과급의 경우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전년도 순익 30%' 조건이 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현대차 노사 교섭이 난항을 겪는 배경으로 현대차 노조의 지난 5.31 금속노조 총파업 동참이 지목된다. 총파업 당시 노조의 근무지 이탈로 현대차 생산라인 셧다운과 재정 피해가 컸던 만큼, 사측은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급 인사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한 상태다. 이는 노사 간 교섭에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도 사측이 법적 대응에 나선 탓에 이번 임단협에 강경대응 태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휴가시즌이 종료되는대로 협상 재개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감정적 장벽이 높아 절충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이하 HD현대) 노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휴가에 앞서 지난달 27일까지도 1차 임단협은 양측 입장차만 재확인한 빈손 테이블에 그친 데다, 노사 양측이 제시한 협상안에 쟁점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사측은 현재 기본급 10만5000원 인상, 격려금 및 주유상품권 지급 등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동종업계 대비 처우가 열악한 수준이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 노조 한 간부는 "사측이 제시한 최초 제안은 타사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미 파업권은 확보된 상황이다. (사측이) 같은 기조로 임단협에 계속 임한다면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으름장을 놨다.  

현대제철 노사는 심지어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상견례 단계에서부터 불협화음을 빚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달 21일로 예정됐던 임금협상 상견례를 갖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노조는 당초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성과금 580만 원, 정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협상 초안을 사측에 내밀었지만, 사측이 이를 완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견례가 불발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현대제철 노조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우리의 제안을 단칼에 거부했다"라며 "지난해 (현대제철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니 직원 성과급도 그에 맞게 지급되어야 맞다. 그런데 회사는 이를 마땅치 않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끝내 제안서를 거부한다면 강경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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