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친환경 경영방침 신호탄에 삼성·LG도 친환경 인증 러시
탄소배출, 폐기물 최소화 등 친환경 생산 메커니즘 확보 주력

삼성디스플레이의 2023년형 노트북용 OLED가 SGS 유해물질 최소화 인증인 'HSA'를 받았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글로벌 친환경·저탄소 흐름에 적극 참여하며 해외 공급망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이 대거 탄소배출 제로화 등 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데 대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특히 친환경에 민감한 유럽 등으로 주력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선 저탄소 등 관련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필수화 된 만큼, 국내외 기업들의 R&D(연구개발) 방향성도 재활용 및 탈(脫)탄소에 무게가 실리는 추세다.  

삼성·LG 디스플레이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서 공급망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애플사에 아이폰, 태블릿, 노트북 등에 적용되는 OLED·LCD 패널을 공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제품군 확보를 경영과제 1순위로 지목하면서, 국내 주요 협력사인 삼성·LG에도 탈탄소 제품 공급을 요청하고 나섰다. 

양사에 대한 애플의 요구사항 핵심은 부품 생산공정의 탈탄소화와 재생가능 에너지 활용 등 두 가지로 압축된다. 아울러 애플은 양사에 이러한 친환경 생산공정 확보 노력과 실질적 성과를 문서화해 공유하는 것과, 이를 토대로 해마다 협력사에 대한 친환경 공정 평가를 진행하는 것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애플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량 100%를 의미하는 'RE100'을 주요 경영 방침으로 설정했다. 이에 협력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RE100 가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LG디스플레이는 현재 RE100 가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디스플레이, 인증계 등용문 'HSA' 취득으로 제품 친환경성 높여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등 자사 주력 제품의 친환경 제품 인증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노트북용 OLED 14종(13~16인치)가 글로벌 인증업체 'SGS(Société Générale de Surveillance)'로부터 재료 및 부품의 유해 물질 사용 평가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SGS의 'HSA(Hazardous Substances Assessed)' 인증은 제품의 성분 분석을 통해 인체 유해 물질의 사용 정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300여 종의 유해 물질을 검증하는 만큼 친환경계에서 권위 있는 인증으로 통한다. 

이는 특히 패널에 대한 파괴 분석을 통해 제품 구매 후 사용 단계부터 재활용·폐기에 이르기까지 제품 전 주기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유해성을 종합 평가하는 인증으로,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도 탄소 등 유해물질 배출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등용문으로 평가된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애플의 요청과 무관하게 이미 친환경 제품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고, 자사 OLED에 적용되는 각종 소재와 부품 생산도 유해물질 배출 최소화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이번 HSA 인증 취득으로 유럽 등 해외 공급망 확보에 더욱 탄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는 엄격한 공급망 관리를 위해 '에코파트너 인증제'를 운영 중이다. 에코파트너는 유해물질 배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는 협력사에게 부여되는 인증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코파트너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또 글로벌 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폐기물 매립 제로 부문에서 최우수 등급인 '플래티넘'을 획득한 바 있다.

이 밖에 자사 갤럭시S8 모델에 탑재되는 OLED의 경우도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산성비, 부영양화 인증을 취득했다.


◆ LGD, 패널 PCF 인증 취득으로 친환경 시장 정조준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품 탄소발자국 저감' 인증 수여식에서 프랭크 주트너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 코리아 대표(왼쪽 두 번째)가 박정기 LG디스플레이 중형 개발 그룹장(왼쪽 세 번째)에게 인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도 친환경 인증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친환경 인증계에서 저명한 티유브이 라인란드의 탄소발자국 저감을 취득하며 해외 공급망 확대 물꼬를 튼 것.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모니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IT용 하이엔드 LCD 패널이 글로벌 검사·인증 업체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와 SGS로부터 친환경 제품 인증을 동시 획득했다. 이에 앞서 LG는 그간 자사 패널 제품의 재활용 소재 적용과 패널 투과율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라인란드가 탄소배출 측정 국제표준(ISO 14067)에 따라 LG IT용 하이엔드 LCD 패널의 전 주기 탄소 배출량을 정밀 검증한 결과, 탄소 배출량이 기존 대비 최대 29% 줄은 것으로 확인돼 '제품 탄소발자국 저감(PCF, Product Carbon Footprint)' 인증을 부여했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는 친환경 기준이 엄격해진 해외 공급망 확대의 물꼬를 트게 됐다. 유력 친환경 인증을 취득한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자사 주력 제품인 LCD 패널을 중심으로 EU(유럽연합) 등 해외로의 공격적인 진출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의 IT용 하이엔드 LCD 패널 제품도 SGS의 글로벌 친환경 인증인 '에코 마크(Eco Mark)'와 친환경성·품질을 두루 갖춘 제품에 부여되는 '퍼포먼스 마크(Performance Mark)' 인증을 연이어 취득했다. 재활용 소재 사용률을 최대 22%까지 높였고, 고효율 부품 사용으로 소비전력을 기존 대비 최대 35%까지 낮춘 것이 이번 인증 취득에 주효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계기로 글로벌 하이엔드 LCD 패널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패널 광시야각 기술과 터치 센서 내재화 기술 등 동종업계 초격차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친환경 제품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정기 LG디스플레이 중형 개발 그룹장은 "재활용 소재 확대 및 저소비전력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성능과 친환경을 모두 만족시키는 IT용 하이엔드 LCD 패널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1년부터 친환경 제품 개발의 일환으로 제품 전 주기에서 발생되는 유해물질 등 환경 영향성을 총체적으로 진단하는 LCA 기법을 자체 도입, 시행하고 있다. LCA에 의거해 제품 생산 시 탄소배출과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제품 폐기 단계에서도 폐기물을 줄여나가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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