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엔비디아 수주 등 기술 쾌거 이어 6세대 HBM 개발까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고객별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SK하이닉스만의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겠습니다. 시그니처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주체가 사람인 만큼 SK하이닉스는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꾸준히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캠퍼스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통해 밝힌 일성이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이뤄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인재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꾸준히 힘을 쏟겠다"며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노력에도 향후 각별한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최상위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는 하이엔드 기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곽노정호 SK하이닉스는 최근 대용량·저전력·초고속 전자제품을 만들기 위한 저메모리형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7월 세계 최고 성능의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를 개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곽 대표의 '기술 주도형' 회사 운영이 이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 곽노정의 경영철학 TOP2는 '반도체 기술력', '수율'


곽 대표와 박정호 부회장이 경영 투톱을 이루고 있는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먹거리 창출, 연구개발(R&D) 중심의 내실 경영이라는 지상과제를 놓고 효율적 경영권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 박 부회장이 해외 비지니스에 주력한다면, 곽 대표는 반도체 등 주력사업에 대한 R&D와 자사 제품 경쟁력 확보 등 내실 강화 경영에 주력한다.

곽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반도체 연구에만 몰두한 SK하이닉스의 '기술통'이다. 그런 그가 핵심 경영철학으로 꼽는 것이 바로 반도체 기술력과 완제품 비율이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곽 대표의 이러한 경영 비전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곽 대표는 완제품 비율, 즉 수율이 곧 SK하이닉스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율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능력이자 기업 역량이라는 점을 늘 강조해 왔다. 실제로 곽 대표는 최근 자사 뉴스룸 인터뷰에서도 "수율은 곧 경쟁력"이라며 "수율을 BIC(Best In Class)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모든 역량을 모아 추진하는 목표"라고 강조한 바도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AI(인공지능) 반도체에 적용되는 HBM의 5세대 버전인 'HBM3E'를 개발해 글로벌 무대에서 호평을 얻으며 공급망을 넓혀가고 있다. HBM3E의 기술력은 특히 AI 반도체 분야에서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의 HBM3E 샘플을 받아 검증에 착수했을 정도다.

SK하이닉스는 HBM3E 공급망이 활성화될 경우 올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통상 공급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 곽노정, 지난 29년간 반도체 한우물 판 SK맨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1965년생인 곽 대표는 고려대 재료공학과 학사와 고려대 재료공학 석·박사를 취득한 뒤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에 입사, 지난 29년 동안 반도체 연구에 매진해 온 정통 SK맨이다.

그는 연구원으로 입사 후 공정기술실 개발연구원을 비롯해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안전개발제조총괄 사장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3월 당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으로 부임하면서 공석이 생긴 자리를 메우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곽 대표는 이후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최상위 입지를 굳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30년 넘게 반도체 R&D, 제조·공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져온 그는 회사 경영권을 쥐기 전부터 박막공정 개발과 나노급 메모리 개발에서 다양한 성과를 낸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곽 대표는 2006년 SK의 역사적 반도체 프로젝트로 손꼽히는 글로벌 최초 60나노급 DDR2 미세공정과 2009년 40나노급 DDR3 미세공정 개발 과제에 참여한 몇 안 되는 멤버이기도 하다.

이러한 커리어를 인정받은 그는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상승가도를 타기 시작했다. 곽 대표는 SK하이닉스 출범기 상무보로 승진, D램 공정3팀장을 맡았고, 그 이듬해에는 미래기술연구원 공정기술그룹장을 맡아 16나노 미세공정과 20나노 미세공정 기술 연구를 주도했다. 이후 D램 수율과 양산 품질 제고에도 기여하면서 사내 귀감이 됐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R&D·공정·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 궤적을 남긴 그는 정통 SK맨 출신 리더십으로 자타공인하는 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차세대형 HBM3E 개발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한발짝 더 앞질러 가고 있다는 평가다. 곽 대표의 기술중심 경영이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또 한 번 반향을 일으킨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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