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 글로벌 광폭 행보로 'K-모빌리티' 전도사 자처
스플리트, 프리나우 인수 추진...글로벌 단일 교통망 구축 시도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스티븐 피츠페트릭 대표(좌)와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의 스티븐 피츠페트릭 대표(좌)와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글로벌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3월 영국의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인 '스플리트(Splyt)'를 인수한 데 이어 유럽 최대 택시 호출 앱인 '프리나우' 인수를 추진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연신 동행하며 해외 시장과 접촉면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카카오그룹 차원의 사법리스크가 돌출하면서, 카카오모빌의 해외 사업에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카카오모빌은 꾸준히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카카오모빌을 각인시키며 이른바 'K-모빌리티' 선구자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다. 

카카오모빌은 올 들어 유독 해외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스플리트 인수를 신호탄으로 유럽의 택시 앱인 프리나우,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파이낸셜'까지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활발하게 기업 인수전을 펴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체인을 구성한다는 게 카카오모빌의 중장기 구상이다.

카카오모빌은 지난해를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으며 카카오T 앱을 국내외에서 연동할 수 있는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로 직접 진출하는 등 크게 두 방향성을 두고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 왔다.

무엇보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현지 공급자망 확보에 고충이 만큼,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에서 카카오T 서비스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아웃바운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도모해 왔다. 

그러다 올 들어선 해외 유력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며 직접 진출을 시도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3월 카카오모빌이 인수한 스플리트의 경우 우버(Uber), 그랩(Grab), 카림(Careem), 캐비파이(Cabify), 트립닷컴(Trip.com),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 등 글로벌 대형 플랫폼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북미·유럽·아시아·중동 150여 개 국가에서 무려 20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슈퍼앱으로, 관광과 숙박·교통을 아우르는 중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모빌은 스플리트 인수를 통해 해외 현지의 방대한 수요·공급망을 확보하게 됐고, 이는 이 회사의 해외 진출 가교가 되고 있다. 스플리트도 카카오모빌로 합병되면서 재무 안정성이 높아졌고, 이는 카카오모빌의 글로벌 외연 확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카카오모빌은 괌, 라오스 등 모빌리티 인프라가 열악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스플리트 인수로 글로벌 최대 중개 채널을 보유하게 된 카카오모빌은 최근 유럽 최대 택시 앱인 프리나우 인수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나우 인수 금액만 수천억 원대로 알려진 만큼, 카카오모빌이 이를 흡수할 경우 국내 기업이 해외 IT 기업을 인수한 역대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은 프리나우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두 달에 걸쳐 사전 실사를 거쳤고, 조만간 회사 지분의 약 80%를 인수하는 입찰전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만약 카카오모빌이 프리나우까지 인수하게 되면 유럽 내 최대 중개 앱과 택시 앱을 모두 손에 쥐게 된다. 이는 카카오모빌이 사실상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 이르는 모빌리티 체인을 구축할 핵심 매개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의 글로벌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일본, 영국 기업들과 기술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한편, OECD 산하 국제교통포럼에 참여해 카카오모빌을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모빌리티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6월에는 윤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싱가포르 교통부와 간담회를 가지고 베트남을 찾는 등 현지 시장 개척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에도 나섰다. 7월에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이렇듯 카카오모빌은 그룹 내에서도 독보적인 글로벌 행보로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룹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전략의 선봉장 역할을 도맡으며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는 모습이다.   

카카오모빌 관계자는 "국내 IT업계를 대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K-모빌리티를 글로벌 시장에 적극 전파, 우리나라 IT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글로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도 전 세계 사용자들의 모빌리티 장벽을 허물고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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