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헬스케어 합병 의결…'기우성-김형기-서진석' 3인 경영체제 재편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생명공학 연구소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숙원사업이었던 합병을 이뤄내며 글로벌 헬스케어 역량 결집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생명공학 연구소. [사진=셀트리온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셀트리온이 지난달 28일 이사회 의결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을 완료하며 숙원사업을 매듭지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기우성 제조개발사업부 총괄, 김형기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 등 삼각편대로 경영체제를 재편하며 글로벌 진출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이날 이사회 의결을 거친 끝에 3개 총괄부서로 재편된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핵심 경영진을 비롯해 주주들은 그간 이 회사의 통합을 숙원사업으로 여겨 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양분됐던 사업구조를 일원화함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대폭 증강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2030년까지 연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기치를 내걸었다.


◆ '기우성-김형기-서진석' 삼각편대 꾸리며 헬스케어 재도약 시도


셀트리온그룹은 이사회를 통해 기우성 부회장 겸 셀트리온 대표이사를 제조개발사업부 총괄에, 김형기 부회장(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을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에,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을 경영사업부 총괄에 각각 선임했다. 

아울러 기우성 부회장이 맡았던 셀트리온 대표 직에 김 부회장과 서 의장을 앉히며 경영구조를 삼분화, 균형감각을 높였다. 이를 통해 합병된 그룹사의 시너지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양대 기업으로 분산됐었던 그룹 자산을 하나로 뭉치며 거대 자금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를 통해 바이오·신약 글로벌 체인 구축, 정보통신(IT) 헬스케어, 추가 인수합병 등 신사업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는 내부 진단이 나온다. 당초 셀트리온 합병이 그룹 차원의 숙원사업으로 지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좌측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사진=셀트리온 제공]
(왼쪽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김형기 셀트리온 부회장,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 [사진=셀트리온 제공]

무엇보다 사업의 본질인 기업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 합병에 대한 내부 요구가 컸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합병으로 매출원가율을 현 70%대에서 40%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성 제고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국내외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속화할 것이란 내부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주력 제품군도 대폭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베그젤마, 유플라이마, 램시마SC 등 기존 제품군에서 2025년까지 라인업을 11개로 늘리는 한편, 2030년까지는 그 두 배인 22개 제품군을 확보해 사업 스펙트럼도 대폭 넓힌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2월 미국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램시마SC(짐펜트라, 미 현지 제품명)는 합병된 셀트리온의 간판 포트폴리오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의 종양괴사인자 알파 억제제 시장 규모는 477억3600만달러(약 62조570억원)에 달하고, 짐펜트라의 1차 진출 영역인 염증성장질환 시장도 98억27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 수준인 만큼 이 제품의 잠정 매출은 천문학적 규모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도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신약 포트폴리오를 더욱 넓혀가며 그룹 매출의 40%가량에 이르는 핵심 사업군으로 키워낸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통합 셀트리온은 신약 연구개발(R&D) 역량부터 해외 판로 개척에 대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전망이다. IT·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도 셀트리온이 시장 개척을 노리는 분야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중장년층의 헬스케어 수요가 수직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자사 주주에 대한 현금 배당률도 30%대까지 늘려 투자자에 대한 친화적 방침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셀트리온은 1조2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 총 1037억원 규모(1주당 500원)의 현금을 배당키로 한 바 있다. 당장 내년 1월 예정된 436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또한 주주 친화책이다. 이를 통해 주주 현금 환원을 지속하며 자사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높여간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그간 숙원사업이었던 셀트리온과 헬스케어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그룹 차원의 거대 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됐다"라며 "이번 합병을 계기로 꾸준히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제약시장 최상위 포지션으로 도약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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