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범대위, ‘배임혐의’ 인사 엄정수사 촉구
경찰, 최정우 회장 등 16명 입건...‘피의자’ 신분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난해 ‘호화 해외이사회’ 논란이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본사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출을 앞두고 지난해 ‘호화 해외이사회’ 논란이 재점화하는 형국이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본사 전경. [사진=포스코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업무상 배임으로 입건된 사내이사는 즉시 회장 후보를 사퇴하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외이사는 즉시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 위원회에서 물러나라.”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포스코범대위)’가 초호화판 캐나다 이사회를 벌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과 사내·외 이사 등을 지목해 한 말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포스코범대위는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이같이 촉구했다. 포스코범대위는 또 “사법당국은 이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바로 세우는 일대 계기를 마련하고, 국민기업 포스코가 깊은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위대한 국민기업으로 회복할 계기에 기여하라”고 촉구했다.


◆ ‘5박에 7억원’ 쓴 포스코 이사회...포항 시민단체 반발


이날 조선일보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7억원 가까운 경비 가운데 포스코홀딩스 외의 자회사들이 부당하게 절반을 대신 냈다는 의혹과 관련, 최 회장 등 사내‧사외이사 12명과 계열사 간부를 포함한 직원 4명 등 16명을 입건했다.

이로써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퇴임을 두달 정도 남겨놓고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해 8월 이사진을 이끌고 캐나다 밴쿠버까지 날아가 5박7일 이사회를 명목으로 골프 등 호화 외유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5박 일정 중 하루만 이사회를 열었고, 대부분은 현지 시찰‧관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인당 1박이 100만원을 넘는 5성급 호텔에서 묵고 식비로만 1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지출 내역을 보면 수백만 원짜리 최고급 프랑스 와인을 포함해 한 끼에 2000만원이 넘는 만찬에다, 광산 시찰과 콜롬비아 대평원 설상차 투어를 위해 전세 헬기를 타느라 1억6960만원이나 썼다고 한다. 이사회 경비는 전액 포스코홀딩스가 집행해야 했지만, 3억5000만원만 내고, 나머지는 계열사 포스칸(3억1000만원)과 포스코(2000만원)가 부담했다는 주장이다.


◆ 차기 회장 선임 일정 차질...최정우, 임기 완주 ‘위태’


이런 이유로 포스코범대위는 7일 이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은 이번 일정이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CEO 후보 추천위원회에 들어가는 사외이사를 상대로 한 로비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지도 주목하고 있다.

또 입건된 이들 중 현직 교수들에 대해선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일정에 차질은 물론 최 회장의 임기 완주 마저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 사업장 방문을 통해 이사진의 이해도를 높이는 취지였다”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해외 사업장에서 이사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에게는 정관과 사규에 따라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지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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