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가전 3개 품목 영업권 사들인 데 이어
레인지후드社 리베첸 기술·설비자산까지 인수

경동나비엔이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경동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이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경동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저출산과 고령화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주거‧생활 관련 기업들이 느는 추세다.

주력 사업이 보일러인 경동나비엔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이 회사는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경동나비엔이 보일러 시장의 정체와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미래 먹거리 육성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연초 SK매직과 가스‧전기레인지‧전기오븐 3개 사업 분야의 영업권을 약 400억원에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최근 자회사 경동에버런을 통해 리베첸의 기술과 생산설비 자산을 47억원에 사들였다.

경기 김포에 있는 리베첸은 2022년 기준 115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소기업이다. 자체 상표 없이 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사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주문자개발생산(ODM)을 통해 레인지후드 제품을 생산·공급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14만대에 달한다.

경동나비엔 측은 앞서 SK매직 영업권 인수 목적을 “공기질 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축인 ‘쿡탑’ 라인업 확대 및 기존 환기 청정분야의 경쟁력 강화”라고 밝힌 바 있다. 리베첸 자산 인수와 관련해서도 “공기청정, 공조설비, 주방 후드로 묶이는 실내 환기 청정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수”라고 전했다.


◆ 보일러 사업 줄이고 생활가전 사업 ‘도전장’


이처럼 경동나비엔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은 보일러 중심의 사업구조를 생활가전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게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세는 2000년대 들어 멈춰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가스보일러 시장규모는 연간 125만대 수준에 그쳤다. 

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여파와 계속된 글로벌 경제침체와 우크라이나 전쟁(러-우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보일러 업계에 지속해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결과 지난해 시장규모는 2022년보다도 더 낮은 123~130만대 수준으로 관측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중위소득 50% 이하인 저소득층을 제외한 일반 가정의 친환경 보일러(콘덴싱 보일러) 교체 지원금이 전면 폐지되면서 보일러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 침체와 건설경기 둔화 등에 따라 온수‧카본 매트로만 사업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 측은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이 정체한 게 20년이 넘었고, 온수기나 숙면 매트 같은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어 회사의 사업구조를 생활가전 분야로 확장하게 된 것”이라며 “환기 청정기나 주방 후드 같은 환기 시스템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동나비엔은 이번 자산 인수를 시작으로 후드 관련 기술력과 생산설비를 확보해 기존의 자사 후드 생산 수준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또 향후 맞춤형 제품을 개발해 시장 영향력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