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해외기업 M&A로 외연 확장...수평적 사내 문화 정착까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글로벌 외연 확장과 2030 청년층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최 대표가 초거대 AI LLM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글로벌 외연 확장과 2030 청년층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최 대표가 초거대 AI LLM 하이퍼클로바X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네이버의 글로벌 외연 확장과 2030 청년층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40대 최고경영자(CEO) 특유의 '소통형 리더십'으로 수평적 사내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재택·출근 여부를 근로자 선택에 맡기는 이른바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 직원들의 삶과 일 밸런스도 챙기고 있다.

그는 1981년 11월 광주 태생으로 광주동신여고,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네이버 전신인 NHN에 입사해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부서에서 첫 이력을 쌓은 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했다.

로스쿨 졸업 후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커리어를 쌓았고, 이후 네이버로 다시 돌아가 글로벌사업 지원부서를 총괄하며 승진가도를 달리다 2022년 네이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최 대표는 마케팅·글로벌 분야에서 남다른 감각을 갖췄다는 평을 얻으며 'IT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네이버의 지휘봉을 잡기에 이르렀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통신(IT) 트렌드와 주 소비층인 청년층의 니즈를 꿰뚫는 경영으로 네이버를 국내 최대 IT 기업으로 자리매김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 美 중고 패션플랫폼 '포쉬마크' 인수하며 외연 확장 박차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023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시티 소재의 포쉬마크 사무실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시티 소재의 포쉬마크 사무실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사내 설명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네이버 제공]

최 대표는 지난해 1월 미국 온라인 중고 패션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인수하며 외형 성장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흡수는 최수연 체제의 최대 성과로도 일컬어진다.

변호사 시절 M&A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이러한 역량을 십분 발휘해 재계에서도 손꼽을 만한 초대형 인수합병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당초 포쉬마크 예상 인수금액은 총 2조3000억원 규모로, M&A 추진 당시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적자 늪에 빠졌던 해외 중고 플랫폼을 인수하는 데 과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엄존했다.

이런 탓에 포쉬마크 인수를 공식화한 2022년 10월 네이버는 주가가 8%대 빠지는 등 일시적 하락세를 맞았다. 그러나 포쉬마크 인수합병이 최종 성사된 지난해 1월에는 이러한 우려를 털어내며 주가도 22만원대로 원상복구됐다.  

최 대표는 당시 M&A 추진에 따른 주가 하락까지 예상했다는 듯 "통상 대형 M&A를 하면 인수하는 입장의 기업에서는 이게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 불확실성이 있어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며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M&A 당시 미국 환율이 1200원대로 떨어진 것도 네이버로선 호재였다. M&A 공식화 시점인 2022년 10월 달러 환율이 143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로선 포쉬마크 인수금을 수천억 원을 아낀 셈이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최종 인수금은 1억6000억 원이었다.

포쉬마크 인수가 네이버의 해외 진출 가교가 될 것이란 최 대표의 판단은 적중했다.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의 커머스사업 부문은 고속 성장가도를 달렸고, 지난해 1분기 기준 수익성이 흑자 전환했다. 아울러 전년동기 대비 매출도 45.5% 늘었다.

최 대표는 2022년 포쉬마크 인수를 선언하며 "가장 경쟁이 치열한 IT업계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사업적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신 기술 트렌드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분야,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개인 간 거래(C2C), 그리고 특히 패션 커머스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포쉬마크는 사용자 중 80%가 북미 MZ세대(2030)인 글로벌 C2C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이며 미국 온라인 중고시장 역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커머스와 커뮤니티 소셜 기능이 결합한 독보적 사업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인수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 대표의 공격적 해외사업 전개는 지난해 네이버의 실적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가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실적이 총 9조7036억원, 영업이익이 1조4777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보다 매출이 18%, 영업이익이 13.3% 늘어 2년 연속 매출 고점 갱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경기불황에 광고가 줄면서 검색플랫폼 사업이 다소 주춤했으나, 커머스 부문 성장이 이를 메웠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웹툰, 핀테크 등 컨텐츠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네이버의 재무건전성을 드높이고 있다.


◆ 40대 여성 CEO의 신(新)경영, 네이버를 바꾸다


최 대표는 2022년 3월부로 네이버의 지휘봉을 잡았다. 네이버는 당해 3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수연 대표 체제를 전격 승인했다.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네이버는 사업 및 리더십 역량이 출중한 최 대표를 2021년 11월 차기 대표이사로 일찌감치 내정했다.

당시 최 대표가 임원이나 계열사 대표 직을 건너뛰고 대표이사로 직행한 것을 두고 재계에선 파격인사라는 평이 나왔다. 여기에는 최 대표의 젊은 감각과 소통형 리더십이 사내 조직문화를 혁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대표이사로 내정되기에 앞서 태스크 포스(TF) 성격의 글로벌사업지원부를 이끌며 해외 스타트업 인수를 도맡았다. 이 당시만 해도 최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을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으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최 대표의 역량을 신임해 전격 발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최 대표 발탁 배경으로 젊은 리더들이 네이버의 성장과 조직쇄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최수연 체제 출항으로 네이버의 사내 문화도 크게 바꼈다. 최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과 직원들 간 수평적 대화 창구가 대거 마련됐고, 커넥티드 워크 등 직원들의 '워라밸'을 적극 보장해 주는 사내 제도가 정착됐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최 대표는) 평소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즐겨 한다. 말단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선별해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적극 적용하는 수평적 리더십을 선호한다"며 "최수연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네이버가 글로벌 원톱 IT기업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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