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백기’ 든 통신사...3만원대 최저 요금제 출시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월 안에 요금제 개편 완료 유력 

3만원대 5G 요금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S10 5G. [사진=삼성전자 제공]
3만원대 5G 요금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S10 5G. [사진=삼성전자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최저 3만원대의 5세대(5G) 요금제를 잇달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정부의 통신비 절감이라는 기대와 시민단체의 실효성 우려를 둔 갑론을박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저 3만원대 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5G 요금제 개편안을 준비해 이르면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새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할 계획이다.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검토에 최대 15일이 걸린다는 점에서 2월보다는 3월 출시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유플러스도 내달 중으로 역시 최저 3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세분화한 온라인 선불요금제 ‘너겟’을 내놔 정부로부터 호평받았던 LG유플러스는 일반요금제에서도 최저 구간을 낮춰 통신비 부담 완화 여론에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KT는 가장 먼저 5G 최저 요금제 하한선을 3만7000원으로 낮췄다. 이 요금제로 한 달에 제공하는 데이터는 4기가바이트(GB)다. 데이터를 다 쓰면 초당 400키로비트(Kbps) 속도로 추가 이용이 가능한 안심 요금제와, 데이터가 남으면 다음 달로 넘겨 쓸 수 있는 이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약정 할인을 받으면 월 2만원대 5G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같이 통신 3사가 앞다퉈 최저 요금제를 출시하는 데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는 정부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서 3만원 대 요금제 도입 시기를 ‘내년 1분기’로 못 박은 데다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 일정을 고려하면 3월 안에 요금제 개편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새 중저가 5G 요금제는 KT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 과기정통부 추산으로 지난달 KT의 5G 요금제 개편으로 월 4GB 이하 이용자는 월 8000원, 월 6~10GB 이용자는 월 5000~1만원, 월 11~21GB 이용자는 월 3000~6000원의 통신비를 각각 절감할 수 있다. 다른 통신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정도의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3만원대 5G 요금제 출격…시민단체 “실효성 없다”


다만 시민단체 참여연대는 3만원대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제공량이 부족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현재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8GB 이상인 수준인 데 반해 KT가 한 달에 제공하는 데이터는 4GB로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점이 근거다.

여기에 7만원대 요금제가 대부분 데이터 제공량이 100GB가 넘는 상황에 이 절반 정도인 3만7000원짜리 요금제는 4GB밖에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즉 요금은 절반인데 데이터 제공량은 25분 1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사실상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참여연대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가 요금제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도 지금보다는 큰 폭으로 늘려야 한다”며 “중고가 요금제 구간 요금도 1~2만원 정도 더 낮춰 고가 요금제와 데이터당 단가의 형평성부터 맞춰 요금제를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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