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초박리 공급구조에 지난해 실적 추락...한전, 영업손실 28조 줄이며 실적 순항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사진=가스공사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국내 에너지 최대 공기업들이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흑자전환하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같은 기간 적자전환하며 이윤이 크게 줄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 가스公, 지난해 당기순손실...LNG 시세, 금리 상승 여파


지난해 가스공사는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하며 웃지 못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에 이자율까지 치솟아 매출을 내더라도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는 재정 상태가 지속됐다. 

지난 27일 가스공사는 기업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44조5560억 원, 영업이익이 1조5534억 원을 각각 기록했고, 순이익의 경우 당기순손실 747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전체적으로 실적 하락 흐름을 보였다. 지난 2022년 공사의 매출은 51조7243억 원, 영업이익 2조4634억 원, 당기순이익 1조4970억 원이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LNG를 사실상 원가에 가까운 수준으로 국내에 공급하는 초박리 구조가 손꼽힌다. 현재 공사는 LNG를 수입해 이윤이 거의 없다시피 판매 중이다. 여기에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LNG 시세가 폭등한 시기에 발생한 이익(2553억 원)이 지난해 차감되며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지난 동절기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난방지원도 수익성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는 자체 분석이다. 공사는 정부의 난방지원책에 따라 도시가스 공급단가를 기존 9만6000원에서 59만2000원으로 6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이에 총 2044억 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했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데에는 이자율 상승과 미수금 증가에 따른 차입금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순이자비용은 1조56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78억 원 늘었고, 이자율은 전년(2.93%) 대비 1%포인트 올랐다.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도 지난해 총 13조1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조4254억 원이 증가했다. 공사는 현재 민간·상업용으로 나눠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민수용의 경우 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수금 등으로 발생한 손실분은 모두 '미수금'으로 책정돼 실적에 반영된다. 

아울러 쟁송과 해외사업 비용도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공사는 LNG운반선인 KC-1 소송에서 패소해 선박 손상액 4510억 원을 배상했고, 모잠비크 Area4 사업에서도 총 4344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해외 LNG 생산 프로젝트인 모잠비크 사업의 경우 아프리카 내전 등 대외정세 불안에 사업에 극심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9일 <뉴스캔>에 "지난해 일회성 비용 지출이 컸다"면서 "특히 지난해 발생한 당기순손실의 상당부분은 기존에 쌓였던 비용이 한 번에 반영되면서 적자전환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이 해소된 만큼, 올해 실적 개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한전, 지난해 영업손실 28조 줄이며 수익성 개선 '청신호' 


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진=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한전)이 지난해 3, 4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러한 흐름이 올해도 지속되며 영업이익 10조 원 고지에 오를 것이란 낙관론도 잇따른다.

지난 23일 공개된 한전 잠정 실적(연결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가량 오른 22조 원, 영업이익이 1조8800억 원, 당기순이익이 1조33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모두 전년동기와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같은 해 3분기에 이어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를 달성하며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전은 지난 2022년 총 32조6551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그러나 지난해 통합실적으로 따져보면 전년 대비 무려 28조 원의 영업손실을 줄이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모습이다. 이는 한전의 재정 건전성 회복의 긍정 시그널로 해석되고 있다. 

한전은 자회사가 생산한 전기를 납품받아 이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도맡고 있다. 그런 한전에게 지난해 세 차례 이뤄진 정부발 요금 인상을 비롯해 천연가스 등 원자재 시세 하락은 재정 호재가 됐다. 특히 LNG 시세 안정화가 한전의 비용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제 연료시세 안정화가 한전의 SMP 단가 개선으로 직결된 셈이다. SMP는 한전이 자회사로부터 구매하는 전기단가(1kWh)를 일컫는다.   

이와 함께 현 정부의 복원전 정책도 한전에게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강조했던 전임 정부와 달리 기성 에너지원인 원전 사용률을 높이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력수요 확대로 이어지며 한전 역시 실적 개선 수혜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한전 관계자는 "특히 SMP가 낮아지면서 재무 건전성 개선 흐름이 두드러졌다"며 "지난해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복합 요인이 있는데, 그 중 천연가스 가격이 낮아진 것이 컸다. 발전 구동원으로 사용되는 가스가 저렴해지자 납품단가도 덩달아 떨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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