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외이사 5석 중 2명은 ‘재일교포’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제공]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제공]

[뉴스캔=이동림 기자] 신한카드가 일본인 사외이사 2명을 영입해 전체 사외이사 5석 중 절반 수준을 재일교포 출신들로 채우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회사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일본인 오노 마사미치 ‘카모치노 상사 오노야’ 대표와 히라카와 유타 ‘히리카와 상사’ 이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지난달 22일 신한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회의를 열고 이들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두 후보의 공통점은 재일교포 창업 주주의 3세대 사업가다. 오노 마사미치 대표는 도쿄 공과대학을 나와 현재 됴쿄시 유기장 협종조합 제6, 7 블록 협의회 부회장과 도쿄히가시 신용금고 니시코이와 지점 대의원을 겸임하고 있다. 히라카와 유타 이사는 호세이대에서 공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가나가와현 유기장 협동조합 이사와 요코스카·미우라 유기장 조합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금까지 신한카드를 거쳐 간 사외이사 중 재일교포 출신을 제외한 외국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한카드가 외국인, 그중 일본인 사외이사를 2명이나 영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한카드 측은 “구매력을 가진 ‘시니어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했다”며 “고령화를 한국보다 일본이 먼저 겪었던 만큼 사외이사를 통해 노하우를 배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경제개혁연구소, 사외이사 독립성에 의문 제기


그러나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신한금융그룹 태동 자체가 과거 강제징용 등을 피해 일본으로 넘어간 재일교포들의 자금으로 출발한 만큼 그 영향력이 신한카드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경제개혁연구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일본 국적의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와 박안순 사외이사(일본 대성그룹 회장), 진현덕 사외이사(일본 페도라 대표이사), 최경록 사외이사(일본 CYS 대표이사)가 일본계로 분류된다. 즉 과거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을 일본계로 구성한 셈이다.

자회사에도 일본계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해 있었다. 신한은행에서는 이흔야 사외이사가 일본계 출신으로 등기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재일교포로 알려진 그는 오사카예술대학을 나와 한신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주식회사 제일스포츠센터 감사를 2019년까지 맡았다. 이 외에도 신한생명의 오병희 사외이사와가 일본법인 마루와주식회사 대표를 역임하는 등 일본계 주주들과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를 두고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사외이사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 외부의 인물이 기업의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지만) 일본계 자본이 상당 부분 투입된 회사에 일본계 사외이사가 다수 포진한 것도 모자라 이들이 경영진이나 사외이사 선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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