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 규모 전구체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SK온·LG화학 등 참여
전기차 年 150만대 규모에 달하는 전구체 자체 생산설비 들어설 듯

SK온, LG화학이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군산 국가산업단지와 이어지는 새만금 동서남북로 교차점. [사진=새만금개발청 제공]
SK온, LG화학이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전구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군산 국가산업단지와 이어지는 새만금 동서남북로 교차점. [사진=새만금개발청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윤석열 정부가 전국구 국가산업단지(이하 산단) 규제 완화 등으로 산업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이차전지 산업도 국내 유수 기업들의 산단 입주 투자가 잇따르면서 황금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본지는 국내 이차전지 산업 전성기를 이끌 2대 메카 중 하나로 꼽히는 전북 새만금 산단을 집중 조명해 봤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확장세를 맞은 만큼, 전기차 핵심 부품·소재 사업들도 일제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 관련 사업체들이 대거 모여들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산단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그 중 전북 소재의 새만금 산단이 대표적이다. 21일 새만금개발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 SK온 등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대거 산단 입주 투자를 결정했다.

특히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협업을 통해 새만금 산단 6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단계적으로 설립키로 했다. 전구체는 전기차 배터리의 심장인 양극재를 만드는 핵심 소재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이 혼합된 물질이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지난 19일 전북 군산 소재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전북 지자체, 공기관 등과 공장설립 MOU(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새만금 산단 입주 콘소시엄에는 공동 투자자인 화유코발트, 전라북도, 군산시,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참여했다. LG화학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전구체 공장 설립에 총 1조2000억 원가량이 투입되며, 올해 착공해 2026년까지 연간 약 5만 톤 용량의 생산 체제를 우선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뒤이어 동일 규모의 설비를 증설해 전기차 100만여 대에 해당하는 총 10만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라인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전구체 핵심 소재인 황산메탈을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새만금 공장에서 핵심 제조 프로세스인 자체 메탈 정련이 가능해진다"라며 "전구체 국내 생산으로 원자재 공급망이 안정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온도 지난 달 에코프로, 중국 거린메이 등과 합작(합작사 지이엠코리아)해 연간 5만 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2024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 달 30일에는 하이드로리튬과 어반리튬이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수산화리튬, 탄산리튬 제조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새만금 산단에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아시아 2호 생산기지가 입주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테슬라는 최대 10조 원을 투자해 25만 평 부지에 기가팩토리를 짓는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이 들어설 새만금국가산단 6공구 산19. [사진=새만금개발청 제공]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이 들어설 새만금국가산단 6공구 산19. [사진=새만금개발청 제공]

한편 부지 규모가 약 33만㎡(약 10만 평)에 이르는 새만금 산단은 항만과 밀접해 있어 물류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오는 7월 시행될 새만금사업법 시행령(개정안)에 따라 새만금 입주 기업들은 최소 3년 동안 100%의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3년의 세금 전액 면제 기간이 끝나더라도 50% 세금 감면 혜택을 2년 연장할 수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전구체 국내 자체 생산에 따른 경제적 기대효과는 천문학적"이라며 "그간 (전기차) 핵심 부품인 전구체의 경우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았는데, 새만금 산단이 전구체 생산기지화되면 IRA가 적용되는 미국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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