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동호안 공장 설립으로 양극재·전구체 생산량 기존대비 6~40배 확대

전남 광양 율촌1산업단지 [사진=포스코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포스코그룹이 전남 광양 동호안 산업단지(이하 산단) 부지에 4조4000억 원을 투입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전구체 생산기지 등을 비롯한 신(新)사업 인프라 조성에 나선다. 

전남 광양 인근에 위치한 동호안 산단 부지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동호안 사이의 바다를 매립한 곳으로, 230만 평에 달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철강업종 외 사업을 정착시키기 어려워 거대 유휴부지를 방치해야 했던 실정이었다. 이에 정부가 특별 규제완화로 확실한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포스코의 이차전지 소재사업도 순항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포스코는 이러한 산단 규제를 풀어 달라고 정부에 수차례에 걸쳐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정부도 국내 신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응답한 것.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사측의 신산업 투자 관련 동호안 산단부지 규제 완화 건의 등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사측의 신산업 투자 관련 동호안 산단부지 규제 완화 건의 등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장을 찾아 그간 민간투자를 가로막았던 입지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김학동 포스코그룹 부회장은 이날 한 총리에게 "철강을 넘어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개선과 광양 산업단지 개발계획 변경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한 총리는 "이 지역에 신성장산업 투자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현행 제도 하에서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통해 가능한 부분은 바로 시행하겠다"며 "산업입지법 시행령을 포함해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올해 상반기 입법예고를 완료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한 총리가 밝힌대로 관련 규제가 풀리면 오는 2033년까지 10년 동안 4조4000억 원을 투입해 동호안 산단 부지를 이차전지 소재 및 수소 생산, 황산니켈 정제 등 신사업 메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출범식과 더불어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을 7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포스코, 동호안 투자로 양극재·전구체 생산 캐파 대폭 늘릴 듯


그 중 포스코그룹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신사업은 이차전지 소재다. 이미 광양 율촌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동호안 부지에 양(음)극재·전구체 등 이차전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기지를 추가로 확보해 광양-동호안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차전지 메카로 키워낸다는 구상이다. 

전남 광양에 소재한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장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이미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광석리튬 생산법인)은 연산 4만 3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이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고, 포스코HY클린메탈은 연간 1만2000톤 규모의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로 추산되는 연산 9만 톤 규모의 광양 양극재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특히 포스코는 동호안 부지에 대한 투자 증대로 화학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양·음극재와 전구체 생산 캐파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음극재와 전구체는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확대된 데 비해 국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핵심 부품들이다. 게다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해당 부품의 국내 자체 생산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10만5000톤이었던 양극재 생산량을 오는 2030년까지 61만 톤으로 여섯 배가량 대폭 높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음극재와 전구체의 경우도 기존 각각 8만2000톤, 1만5000톤이었던 생산량을 오는 2030년까지 32만톤, 44만톤 등으로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구체는 기존의 무려 40배 이상에 해당하는 생산 캐파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지난해 생산한 양극재 생산총량 10만5000톤 가운데 광양에서만 9만톤이 생산됐다"라며 "동호안에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공장이 들어서면 광양과의 시너지 효과는 물론, 국내외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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