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에너지, 청약 '1318 대 1' 극한 경쟁률 뚫고 14일 코스닥 상장
이차전지 강자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머티리얼즈도 코스피 노크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는 사이, 전기차 핵심소재인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상승세도 덩달아 거세다.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거듭하는 사이, 전기차 핵심소재인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상승세도 덩달아 거세다.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전기차 핵심 소재인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와 같은 국내 이차전지 주요 기업들이 증시에서 호조세를 보이자, 비상장 이차전지 업체들이 줄지어 IPO(기업공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상장을 신청한 54개(스팩 제외)사 중 8개사가 이차전지 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오업계(8개사)와 함께 가장 많은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문을 두드린 것.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낸 이차전지 기업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이아이코리아, 신성에스티, 유진테크놀로지, 메가터치, 에이텀, 이닉스, 케이엔에스 등 8개사다. 이는 지난 상반기 삼성SDI와 에코프로그룹 등이 주가 호조를 이어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필에너지 '코스닥 승선'에 하반기 이차전지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쑥


여기에 올 하반기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이차전지 기업들의 공모청약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이차전지 제조설비 전문기업인 필에너지(대표 김광일)는 7월 공모 청약으로 한국거래소의 '옥석 가리기' 심사를 통과, 오는 14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필에너지가 오는 14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필에너지 제공]

필에너지는 필옵틱스의 자회사로, 이차전지 제조장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이다. 필옵틱스의 이차전지 사업이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회사다.

필에너지는 이달 현재까지 청약 공모에 응한 기업들 중 가장 많은 증거금(약 15조7천억 원)을 끌어모으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5~6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 필에너지는 무려 '1318 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필에너지의 확정 공모가는 3만4천 원으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는 약 '1812 대 1'이고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과반인 59.23%다. 

이 회사는 청약 및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이끌며 극한의 IPO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독보적인 2차전지 설계 기술과 중장기 성장·지속성 등을 지목했다. 증시 상장 이후에도 필에너지의 주가 호조세가 점쳐지는 이유다.

필에너지는 현재 핵심 거래사이자 2대 주주(지분 20%)인 삼성SDI와도 공생 관계에 있다. 기업 매출의 근간인 삼성SDI의 대규모 발주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자금 조달력을 확보하면서 비약적인 재정 모멘텀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로봇 자동화된 2차전지 셀 모듈 생산라인 [사진=픽사베이]

이를 통해 이차전지 제조 설비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번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은 ▲레이저 노칭 설비 고도화 ▲원통형 2차전지 제조 자동화 ▲신규시설 운영 자금 등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나머지 약 318억 원의 잉여자금은 모회사인 필옵틱스의 주주환원정책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광일 필에너지 대표는 "전기차 확대 등으로 이차전지 시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설비 개발에 주력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올 하반기 기업 상장을 노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 심사에 돌입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시총 3조 원에 달하는 이차전지계 거물급 기업인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차전지, 반도체 기업들이 올 들어 부쩍 IPO 시장에 노크하는 사례가 느는 추세"라면서 "아무래도 이차전지의 경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시장 성장성이 큰 분야이다 보니 투자가치 측면에서 고평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필에너지 상장을 신호탄으로 이차전지 기업들이 줄줄이 하반기 IPO 시장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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