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서빙부터 치킨 조리까지’ 협동로봇 보급 점진 확산
도미노피자, ‘드론 배달 서비스’ 상용화에 다각적 노력

[편집자 주] 최근 음식과 기술의 합성어인 ‘푸드테크’가 요식업계의 신성장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기존 식품산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접목시킨 첨단 기술로, ‘주방·서빙·배달 로봇’, ‘인공 식품’, ‘수직농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익히 알려진 핀테크(금융-기술 연계)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연계)에 못지않은 4차산업의 핵심 산물이라는 평가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 등에 따르면 국내 푸드테크 시장은 연 600조원, 글로벌 시장 규모는 무려 5경원 규모로 추산된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외식업계는 이러한 기류에 발맞춰 푸드테크를 적극 도입하고 나섰다.

로봇이 닭을 튀기거나 홀 서빙을 담당하고, 드론이 음식을 공중 배달하는 등의 일은 이제 현실이 됐다. 본지는 황금기를 맞은 푸드테크의 면면을 짚어 봤다.

배달의민족과 SK쉴더스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S'(사진 우측)에 대한 공동 렌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배달의민족과 SK쉴더스는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 S'(사진 우측)에 대한 공동 렌탈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외식업계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는 푸드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문 자동화 기기인 ‘키오스크’에 이어 조리·배식, 배달, 서빙 등을 하는 협동로봇과 드론을 전격 도입하는 추세다. 푸드테크가 요식업주들의 고민거리인 인력난과 조리 불균형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으면서다.

키오스크가 외식업계에 ‘무인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서빙 로봇과 배달 드론은 이러한 거대 흐름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정착과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푸드테크 도입 흐름이 거세다. 특히 푸드테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서빙 로봇의 경우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통계청 기준 올해 보급 대수만 1만대, 시장 규모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일찌감치 서빙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빙 로봇 렌털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2월에는 로봇 자회사인 ‘비보로틱스’를 출범시키며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서빙 로봇 보급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신규 로봇 2500대 이상을 추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19년부터는 자사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인 ‘메리고키친’ 전 매장에 서빙 로봇과 스마트 주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는 서빙 로봇을 매개로 한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현재 SK그룹 계열사인 SK쉴더스와 함께 신규 서빙 로봇인 ‘딜리플레이트 S’의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딜리플레이트 S는 지난달 기준 1600여 곳에 2000대가량이 보급됐다.

비보로틱스의 최신작인 딜리플레이트 S는 10.1인치 크기의 대형 터치스크린과 고성능 라이다 및 카메라를 장착한 최신형 서빙 로봇이다. 서빙·크루즈 모드를 지원해 지정 테이블에 순차적으로 음식을 나를 수 있고 설정된 동선에 맞춰 반찬과 냅킨을 제공하는 등의 부가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바른치킨 제공]

치킨업계의 AI 조리로봇 활용도 두드러진다. 

교촌치킨은 올해 초 조리로봇을 일부 가맹점에 시범 도입했다. 로봇으로 튀김, 조각성형(튀김 부스러기 제거) 등 치킨 조리가 가능하고, 해당 로봇은 가맹점별 주문량에 따라 맞춤형 조리가 가능해 효율을 극대화시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 가맹점의 경우 초기비용이 든다는 부담이 있지만 조리에서 만큼은 별도의 인력이 필요 없어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고 조리도 균일하게 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치킨도 최근 치킨 조리로봇인 ‘바른봇’을 적용한 스마트매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바른봇은 치킨의 핵심 조리공정인 튀김을 전담한다. 최초 설정에 따라 최적화된 튀김 조리를 획일적으로 수행해 닭이 덜 튀겨지거나 오버쿡이 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아울러 바른봇은 튀김옷과 기름을 털어내는 쉐이킹·탈유 작업도 가능해 고품질의 치킨 조리가 가능하다. 특히 주문량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도 조리 과부화가 걸릴 일이 없어 매장 운영 효율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바른치킨은 로봇 조리 시스템이 적용된 매장인 이른 바 ‘바른봇스토어’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는 한편, 기존 일반 매장도 점진적으로 바른봇스토어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서 드론으로 피자 배달 첫 상용화 개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서 드론으로 피자 배달 첫 상용화 개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피자업계의 드론 배달 서비스 추진도 푸드테크의 미래 성장성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미노피자는 업계 최초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2020년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배달 전용 드론인 ‘도미 에어’를 시범 운영한 끝에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드론 실증도시 및 규제 샌드박스 공모 사업’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동종업계 최초로 2021년 8~10월 31일까지 시범적으로 국내 첫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세종시에서 진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제주도에서 4차례에 걸쳐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실시했다.

올해는 대구 수성구청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 4~6월까지 3개월 동안 대구 대표 유원지인 수성못에서 주말마다 드론 피자배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도미노피자 앱으로 피자를 주문하면 드론이 피자를 픽업해 수성못을 선회한 뒤 배송지로 향하는 방식이다. 주문자는 배달 드론으로 피자를 수령할 수 있다. 

다만 드론 배달의 경우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배달은 통상 ‘도어 투 도어’ 서비스인데 반해, 드론 배달은 거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수직비행체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만들어야 하고 사람이 물건을 다시 배송해야 한다. 이 때문에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보완점이 상존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현재 도미노피자는 드론을 활용한 피자 배달 서비스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드론 이착륙과 배달 거리 등을 최적화해 각 지점에서 피자 공중배달이 가능한 체제를 업계 단일, 업계 최초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도미노피자는 푸드테크 연계사업의 일환으로 온·오프라인 애플페이 결제를 도입한 한편, 글로벌위치확인시스템(GPS) 트래커와 드라이빙 픽업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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