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號 롯데건설, 올해 자금유동성 등 실적 호전세 뚜렷
박현철 취임과 동시에 PF 채권 처분과 채무 상환 일사천리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진=롯데건설 제공]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진=롯데건설 제공]

[뉴스캔=박진용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최근 경기 침체일로 흐름에 기업 리스크 관리와 재무건전성 확보에 특화된 전문경영인(CEO)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 유동성 위축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들은 부침 회복에 전력을 쏟고 있지만 회복이 더딘 상황.

이런 가운데 롯데건설은 '재무통'으로 알려진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레고랜드발(發) 후폭풍을 빠르게 극복하는 모습이다. 한때 자금 유동성에서 고위험군에 속하기도 했지만,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긍정적 실적 반전을 일궈내고 있다. 지난해 말 고점을 찍었던 부채비율이 크게 줄은 데다, 현금자산도 안정적 수준으로 확보하면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현철호 롯데건설의 1분기 실적에는 청신호가 들어왔다. 롯데건걸의 1분기 매출액은 1조 4213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1950억 원) 대비 18.9% 늘었다. 토목 965억 원, 플랜트 1720억 원 등 국내사업이 매출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확인된다. 올 1분기 해외 플랜트 수주 실적도 17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증가해 국내사업에 못지않은 호조세를 보였다. 다만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44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4%(586억 원) 감소했다.

특히 부채총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롯데건설의 1분기 부채총계는 6조522억 원으로, 지난해 말(6조9537억 원)과 비교해 13%(9016억 원)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64.7%였던 것이 올 1분기 들어 37%포인트가량 줄은 227.5%를 기록했다.  

아울러 올 1분기 현금성 자산 증가도 롯데건설의 '재무리스크 탈피' 시그널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5980억 원 규모였던 현금자산은 올 1분기 2조166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레고랜드 사태 여진과 건설경기 부침 등으로 건설업계가 올 상반기 여전히 현금자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박 대표의 재무리스크 관리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급증에 재무리스크에 임기 중 지휘봉을 내려놓은 하석주 전 대표의 후임으로 발탁된 이후 자금 흐름 개선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말 롯데건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을 투입할 정도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형제 계열사 살리기에 동참한 바 있다. 

이렇듯 박 대표는 롯데건설을 재무 위기의 늪에서 건져 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소임과 부담감을 떠안아야 했다. 당초 일각에선 건설업계의 총체적 침체 흐름 속에서 롯데건설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엄존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러한 우려를 불과 몇 달만에 불식시켰다.

박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자금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PF 채권 매각으로 1조50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만기 임박한 1조2000억 원의 PF 채무를 전액 상환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에 대한 5000억 원의 채무도 정리했다. 취임하자마자 2조 원에 달하는 주요 채무를 정리한 것.

이를 두고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박현철호 롯데건설의 전략적 판단과 기민한 움직임에 놀랍다는 반응과 호평이 이어졌다고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날 <뉴스캔>과의 통화에서 "박현철 부회장이 취임한 뒤로 불과 한 달여 만에 2조 원 규모의 현금을 굴려 채무가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실 놀랐다"라며 "레고랜드 사태라는 대외적 악재에 건설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았지만 그 안에서도 탁월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본다. 롯데건설의 유동성 리스크 조기 극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타 건설사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했다. 

박 대표는 자타공인 '롯데맨'이다. 특히 과거 IMF 외환위기 극복 등 재무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정평이 난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한 이후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에서 조정실장·운영팀장·사업총괄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롯데물산 재임기에는 서울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한 이력도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노병용 전 롯데물산 대표가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구속되자 대행을 맡아 경영 공백을 메우고 조직 안정화에 기여한 바도 있다.  

한편 롯데건설은 박 대표의 안정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공격적 수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달 청담르엘을 비롯해 구의역 롯데캐슬 이스트폴, 청량리 7구역 롯데캐슬,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등이 대표적 목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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