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임박' 전망에 국민불안 가중 속 선제대응
동원·사조·오뚜기 참치 통조림 방사능·품질 검사 강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각계각층으로부터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에 각계각층으로부터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러스트= 뉴스캔 이하나 기자] 

[뉴스캔=박진용 기자] 일본 정부가 7월경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국내 식품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참치 통조림 등 수산물 가공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은 오염수 방류가 관련시장에 미칠 파장 등을 예의주시하며 선제적 시장대응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올 하반기 원전 오염수를 자체 정화시설로 필터링을 거친 뒤 바닷물에 희석시켜 해저터널로 후쿠시마 해안 1㎞ 밖 수중 지점에 이를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인접국인 만큼, 오염수 방출로 인해 직접적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현재 한국·일본 양국 정부는 원전 처리수(오염수) 방류가 생태 교란, 해양 오염, 수산물 섭취에 따른 인체건강 위협 등의 위험요소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를 우려하는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히 방류된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동해 등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어업 및 수산물업계 종사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찰단을 일본 현지로 파견해 오염수 안전 검증에 나섰다. 아울러 영국 등지에서 전문가들을 국내로 초빙해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이 적다는 취지의 대국민 브리핑도 이어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이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올림픽주경기장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이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올림픽주경기장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제공]

다만 시찰단의 검증 결과나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한·일 정부 측 설명과 별개로, 원전 오염수가 갖는 잠재적 위험성과 수산물 등에 미칠 영향력에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에 오뚜기, 동원, 사조 등 태평양에서 어획된 참치로 가공한 통조림을 시판하고 있는 식품업계도 당장 오염수 방류 영향권에는 들어있진 않지만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이는 수산물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불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품질관리 체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참치캔 '빅3' 오뚜기·사조·동원, 오염수 영향권 밖이지만 품질관리 만전


9일 해양수산부 등 정부 당국에 따르면 원전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동해를 시작으로 남해 일부 연안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다 보니 어획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산물 관련 업종은 사실상 패닉에 빠진 상태다. 정부에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를 요구하라는 관련 협회·단체들의 촉구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오염수 예상 동선에는 없지만 어쨌든 수산물 가공품 사업을 하고 있는 참치 통조림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식품기업들도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오염수 이슈로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나 수요가 더 쪼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참치 통조림계 빅3'로 불리는 오뚜기·사조·동원 등은 초인접국인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오는 7월경 이뤄질 것이란 소식을 접하자 즉각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참치 통조림 등 수산물 가공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분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동원은 이미 시행 중인 통조림 원료, 완제품에 대한 방사능 분석 등 안전성 검증을 더욱 강화했다.  

(왼쪽부터) 오뚜기, 동원, 사조그룹 로고. [이미지=각사 제공]
(왼쪽부터) 오뚜기, 동원, 사조그룹 로고. [이미지=각사 제공]

동원참치에 따르면 원재료, 완제품의 검사 항목을 기존의 2배로 늘린 데 이어, 분기 또는 연 단위로 시행됐던 안전성 검사 주기도 월 1회 또는 분기 1회로 대폭 줄였다. 아울러 자체 식품안전센터에서만 이뤄졌던 제품·원재료 검사도 외부 공인기관과 함께 투트랙으로 진행키로 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동원 참치캔에 사용되는 참치 원자재는 남태평양에서 어획되는 물량이기 때문에 원전 오염수와는 상관이 없다"라며 "다만 오염수와 수산물에 대한 국민 우려와 불신이 깊어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이같은 조치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동종업계인 사조씨푸드와 오뚜기SF도 기존의 방사능 검사를 지속함과 동시에 품질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오뚜기SF는 최근 ㈜오뚜기와 함께 식물성 대체 원료를 사용해 만든 '비건 참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참치 가공품을 취급하는 오염수 방류와는 무관하지만 일본 정부의 방류 강행 소식 자체만으로도 수산물 또는 수산가공품이 직간접적 타격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며 "벌써부터 '수산물 사재기'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뉴스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